2021.03.23 10:52

엄마 따위 죽어버려

조회 수 118 추천 수 4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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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생각 난다.


태어나서 한 번도, 있는 그대로 마음껏 사랑 받아본 적이 없다. 아빠도 그렇지만, 엄마도, 한 번도 내 기분이 어떨지 짚어준 적이 없었다.


힘든지 어떤지 물어봐준 적이 없다. 어릴 때도, 덥다고 하면 참으라고 했고, 바나나가 먹고 싶다고 했을 때에도 비싸니 참으라고 했다.


엄마와 들린 어떤 떡볶이 포장마차집에서, 더럽다고 컴플레인 하려고 했더니, 장삿꾼 아줌마에게들린다고 눈치를 주며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8살 때 쯤이었을까?

아파트 계단을 3개씩 뛰어내려다니다 넘어져 발목이 퉁퉁 부었다.


나는 어린 여자애일 때부터 도무지 울지를 않았는데, 그건 오기에서였다.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고,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된통 삐지되, 무섭고 분할 때에도 화난 얼굴로 참았다. 어느 날엔 그저 얼굴을 굳혔다.


나는 어렸을 때 머리통이 컸다. 옷이 머리에 들어가지 않아 힘들 때가 많았고, 입다가 머리에 걸려 엄마가 용을 쓰며 아래로 잡아 당기고, 나는 땀을 흘리며 참고 있어야 했다.

그렇게 간신히 껴 입은 옷은, 너무나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특히 목폴라 옷이라도 입으면 지옥 같았다.


엄마는, 작은 옷을 억지로 껴입히길 잘했다. 나에게 미묘하게 작은 옷인데도, 그 옷이 너무 이쁘면 억지로 입혔다.

명동 의상실(오마이갓. 아이들 옷도 의상실 옷이 있었다)이나 롯데백화점, 미도파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서 산 갖가지 비싸고 고상한 색상과 점잖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옷들을 계속 입혔다.


제일 고통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모자였다.

머리통이 커 모자를 쓰는 것도 고역이었다. 내 사이즈에 맞는 차양을 가진 모자들은 내 머리에 맞지 않았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쓸 것 같은 하얀 보닛은 아직도 기억난다.

머리에 억지로 끼워 씌워서 턱 밑에 리본으로 묶어 놓은 조아 어린이는 아기 천사처럼 보였을 것이다. 

정작 나는 죽을 맛이었다.


자연농원(지금의 에버랜드)을 놀러가는

햇살이 따사로운 어떤 일요일 아침.

억지로 모자를 씌우는 엄마와 벗겠다고 계속 떼 쓰며 모자를 쓰지 않으려는 나.

엄마는 급기야 나를 협박했다. 모자를 쓰지 않으면 자연농원에 데려가지 않는다고.


나는 협박에 굴한 적이 없다.

그럼, 안 간다고 뻗댔다.

불안했다. '엄마가 나를 정말 두고 가면 어떡하지.'

혼자 안도하기도 했다. '설마….당연히 데리고 가겠지.'

그러나 엄마는, 아파트 마당에 나를 두고 떠났다. 다른 가족들과 함께 모두 차를 타고.

머리에 흰 보닛을 쓴 채로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모자를 쓴 것만으로도 안 되는 것인가? 어쨌든 힘으로 눌러 모자를 씌운 거 아닌가.

그럼 된 거 아냐?

왜 내가 선뜻 동의하고 기꺼이 오롯이 모자를 받아들이길 바라는 거지?

억지로 눌러 씌워졌어도, 나는 모자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엄마는 그런 나를 두고 떠났다.

지금 내 기억으론,

엄마가 다시 돌아와 나를 데리고 갔던 것 같다.


어릴 적 사진 속 우리 세 자매는

공주처럼 비싼 옷을 입고

나풀거리는 차양의 흰 보닛이나 남색천에 빨강 바이어스가 덧대진 디자인 등의 각자의 보닛을 쓰고 있다.

그 중 머리통이 커서 고통스러웠던 건 나 뿐.


엄마를 죽이고 싶다.

아니, 내가 엄마를 직접 살해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칼이 엄마의 심장을 찔러 엄마를 소멸시켰으면 싶다.


그 날,

대치동 동원 아파트 마당 앞

흰 보닛을 쓴 채로, 어린 여자애가 입을 만한 색상이 아닌 초 고상한 밤색의 점퍼와 오버롤즈를 입고 고급 운동화를 신고

불안하고

분노하고

울음을 참고 있고

무력하게 서 있는 여자 아이의 모습이 코닥 필름 속 사진으로 남았다.


지금 생각하니 더 분노한다.

엄마는 또는 아빠는 어느 한 쪽에 숨어서 그런 나의 모습을 찍어놓은 것인가?

나를 달래거나 내 뜻을 살펴주지 않고,

재미있어하며 찍어놓은 것인가? 그들은 귀여운 딸의 모습을 남겨 일상의 추억으로 삼으려던 건지 모르겠으나

나에겐 그저 폭력이고, 기망이다.  조롱이다.


왜 한 번도 내 맘을 짚어주지 않았을까.


위에 적은

계단에서 발목을 다쳤던 날도, 기억이 안 난다. 위로를 받았는지 아님 조심하지 않았다며 혼났는지.

뭔가, 다친 부위에 대한 의학적인 조치는 잘 취해졌던 것 같은데,

그 날 저녁 ‘안선생님’이라는 엄마의 아주 친한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왔다가 내 다친 발목을 보셨다.

그리고선, 너무 아팠겠다느니 뭔가 내 맘을 알아주고 달래주는 말을 엄청 하며 위로하셨다.


그 때 나는 와악 울기 시작했다.

엄마도 아닌 안선생님의 위로에 울음을 터뜨렸다.

안선생님은 ‘어머 얘가 왜 이래’ 뭐 이런 내용의 말을 하며, 놀라하며 웃으시며 당황하시며…했던 것 같다.


1944년 생 나의 엄마는 나이가 들고 들어 77세가 되셨고,

저 시절 나의 엄마는 40세셨다.

40세 때의 나는, 아니, 아이를 낳은 스물여덟부터 나는 엄마와 다르게 살았다.


엄마만큼 대외적으로 훌륭한 사람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나의 아기 나의 아이에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히지 않았으며,

아이가 싫어하는 모자를 차광, 보온, 미적으로 좋다던지 하는 이유로 억지로 씌우지 않았다.


혼자 아이를 키우며

15개월부터 6살 때까지 매일매일을 어린이집에서 아침 일곱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종일 어거지로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 했던 나의 아기에게,

저녁에 만날 때는 꼭 안아주며 말했다.

“우리 아이 오늘 하루도 어린이집에서 수고 많았지?”


범똥이가 커 소아청소년이 된 어느날,

저녁에 일을 마치고 귀가하여 만난 나에게 말했다.

“우리 엄마 하루 종일 일하고 오느라 수고 많으셨네”


엄마에게 당한 만큼

내 아들에겐 하지 않았다.

아들이 나를 사랑하는 만큼

그 이상으로 사랑하려고 늘 노력해왔다.


그러나, 내가 아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줬단들

나에겐 좋은 엄마가 없다. 내가 나의 엄마가 되어주지도 못했다.

나는, 여전히 사랑받지 못하고 내 심정을 짚어 받지 못한 외톨이일 뿐이다, 여전히, 아직도.


나는, 엄마에게 억지로 당한 게 너무나 많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다 적어볼 예정이다.


20210502_125104.jpg



  • profile
    모솔인척 2021.03.23 11:26
    ㅅㅏ랑 받지 못함을 대물림 하지 않는
    조아님에게는
    더이상 엄마가 필요하지않을 걸 같아요.
    이미 훌륭한 엄마를 키워내
    그 범똥이라는 아이지만 엄마가
    조아님을 이렇게 안아주니깐요.

    진짜 조아님은
    대단한 엄마셔요^^
  • profile
    최조아 2021.03.24 09:53
    to : 모솔인척

    모솔님 댓글이 온풍 같아요. 따뜻해요. 이 댓글이 저를 안아줘요.


    범똥의 팔을 마사지해주고 있을 때 범똥이 말했어요.
    "나는 엄마가 이렇게 팔을 만져주니 넘 행복한데 엄마는 누가 이렇게 해줘 ㅠ.ㅠ"
    그 순간 좀 서글펐지만, 아들에게 그걸 보이고 싶진 않았어요. 아들은 창창한 자기 인생에 날개 펼치며 훨훨 날아가길 원해요. 아들에게 저를 케어할 짐을 추가로 지우고 싶지 않아요.


    요렇게 대답했어요. 야광기술 수업 때 배웠듯이요.
    "엄마가 니 팔을 만져준다고 생각하지? 아냐. 동시에 니 팔이 엄마 손바닥을 만져주는 거야. 나중에 니가 여친을 애무할 때에도 똑같이 느껴봐.
    지금 니가 행복한 것처럼 엄마도 똑같이 행복해"


    모솔님. 고마워요. 이렇게 따뜻한 말씀은 처음이에요.

  • profile
    브리 2021.03.23 12:52
    저는 어렸을 때 머리가 크고 얼굴도 길어서
    대갈공주, 말대가리로 불렸던 시절이 있었어요.
    재밌는 건 부촌으로 이사오고 친구들이 바뀌었는데 그 후로는 한번도 그런 소리를 안 듣게 되었다는거?

    여튼 제 엄마는 언젠가 제가 그렇게 놀림받는 현장에서
    그걸 목격하고 또 들었죠.
    근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되려 저를 부끄러워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냥 남의 일인양 그 애들을 혼내지도 않고 그저 냅뒀던 엄마를 보며 무기력함과 분노를 같이 느꼈어요.
    어릴 때지만 속으로 아니 저 년이 정녕 내 엄마란 말인가? 생각했죠.

    어쨌거나 저도 머리 커서 꽤나 놀림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조아님은 조아님의 어머님의 패턴을 반복하지 않고 범똥을 키워내셨잖아요.

    그걸로 이미 멋있고 훌륭한 엄마에요.
    범똥이도 그걸 잘 알고 있을 거구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3 13:27
    to : 브리
    저 년이 정녕 내 엄마란 말인가...!

    ㅋㅋㅋㅋㅋㅋ
    와우

    저도 그 분노 묻어두다
    요즘 쏟아내고 있어요

    요즘은 제가

    저 년이 정녕 내 딸년이란 말인가! 지경.
    브리님도 합류해 보실래요?ㅋㅋ
  • profile
    브리 2021.03.23 16:38
    to : 직진녀소피
    좋아요 ㅋㅋㅋ 소피님 엄마는 어떤 분일지 또 궁금해지네요...
    아오 정말!!
  • profile
    밤비 2021.03.23 13:36
    to : 브리
    부촌으로 갔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가정교육이 대체로 훌륭한 동네로 이사갔던 것 아닐까 합니다.

    https://mail.salgoonews.com/%ED%95%B4%EC%9A%B4%EB%8C%80-%EB%A7%A5%EB%9D%BC%EB%A0%8C-%EC%B0%A8%EC%A3%BC-%EC%B6%A9%EA%B2%A9%EC%A0%81%EC%9D%B8-%EA%B0%91%EC%A7%88-%EC%A7%80%EC%9D%B8%EC%9D%B4-%EB%93%B1%ED%8C%90%ED%95%B4-%ED%95%9C/
  • profile
    브리 2021.03.23 16:40
    to : 밤비
    음 그것도 일리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동네 자체가 워낙 작아서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이어지는 구조여서 그런지
    남들 눈치 보느라 애들이 덜 나댔을 수도 있어요.
  • profile
    최조아 2021.03.24 13:16
    to : 브리
    딸을 부끄러워하다니!!!!!!!!!!!!!!!!!!!

    저 년이 정녕 내 엄마란 말인가, 라는 말에서 똘끼와 썅끼와 생명력을 느낍니다.

    브리님. 제가 엄마의 패턴을 반복한 것도 있어요. 지금은 끊어냈지만, 아들을 잘 혼내고 때린 적이 있어요. 엄마가 저를 패닦은 것 만큼은 아니었어도, 저 역시 아들을 때린 적이 있어요.
    엄마와 다른 점이라면,
    애저녁에 아들에게 사과했다는 점. 니 잘못 땜에 맞은 게 아니라 내가 미숙하고 부족해서였다고 밝힌 점이어요.

    저를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툭하면 부끄러워하셨으면서,
    저의 어떤 행동이 엄마를 부끄러워한 것이라며 저를 몰아세우고 혼냈던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그것도 또 적어볼게요.
  • profile
    브리 2021.03.24 14:41
    to : 최조아
    조아님의 다음 글도 손 모아 기다립니다... 늘 귀한 경험 나누어주셔서 고마워요
  • profile
    최조아 2021.03.24 13:28
    to : 브리
    브리님.
    자식의 편을 들지 않고 엄한 타인들에게만 잘 해주는 부모.
    후배/부하의 편을 들지 않고 적의 편이 돼버리는 선배나 상사.
    미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들도 부모나 상사가 어떻든 자기 편을 들어주는 그 든든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것 같아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3 13:25
    와...나쁜엄마 참 많네요ㅋ
    저도 엄마를 미워하는 이유 적어내려갈 참인데

    동지들이 많다!
    엄마를 미워하는 제 자신이 참 싫었는데
    쓰신 글 보고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조아님 다음 글 기다릴게요.

    범똥이는 엄마랑 살아서 참 좋겠다...ㅠ
    아들들이 보고싶네요.
  • profile
    최조아 2021.03.24 13:20
    to : 직진녀소피
    소피님.
    아이디 컴백하신 것, 이혼하신 것, 프사를 얼굴로 뙇 올리신 것 모두 축하드려요. 그리고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
    다음 글을 기다려주신다니 저에게 에너자이저가 됩니당 흐흫

    아들들을 면회? 만날 수 있는 횟수라던지 일정이라던지, 협의하셨어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5 23:09
    to : 최조아
    일주일 하루 24시간.
    방학 중 3일.
    뱅기타는 여행은 사전협의하에 아무때나~~~^^

    훌륭하긴요.
    답답해서 미칠거같아서
    성격이 더러버서 한거에요 모두.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_<

    축하해주시는 말씀들이 조금은 가시처럼 느껴져요.
    허투루 쓰면 안될것만 같은
    인생 2막 느낌이요.

    이것또한 이겨내야겠죠?..
  • profile
    최조아 2021.03.26 11:14
    to : 직진녀소피
    소피님. 어째서 가시를 느끼셨어요?!
    제가 뭔가 가시 돋게 말씀드렸어요? 그렇게 느끼셨다면 죄송해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6 15:54
    to : 최조아
    조아님 아니에요ㅠㅠ

    조아님 댓글에서 가시를 느꼈다기보단...
    이혼축하 인사 받으며
    저혼자 부끄러운 마음이 자꾸 들어요..

    아이를 놓고 이혼한 엄마잖아요ㅠ

    에이 괜히 조아님 맘 불편하셨을거 같아 속상하네요.
    저혼자 그런거에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6 15:56
    to : 직진녀소피
    조아님 댓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의 이혼축하를 받으며
    늘 들던 생각이에요~^^;
  • profile
    최조아 2021.03.26 19:57
    to : 직진녀소피
    아아 ㅠ. ㅠ

    저는 이혼하고 제가 아들을 키우고 있어요. 그리구 전남편이 아이를 놓고 이혼한 아빠이니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생각 전혀 들지 않아요 :)
    아드님들 자주 만나며 사랑 듬뿍 질 높은 시간 만들어가실 수 있을 거예요♡
  • profile
    밤비 2021.03.23 13:53
    이야기 속 구체적 요소들이
    등단 소설이나 수상작 영화처럼

    주제를 아주 정확하게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저 사진속 소녀의 막연한 표정을 클로즈업하며
    끝을 마무리 한다면*.*
  • profile
    최조아 2021.03.24 13:23
    to : 밤비
    밤비님이 저에게 이런 칭찬을 해주시다니!
    등단 소설이나 수상작 영화 같다니.
    저의 창조성이 바야흐로 빛을 발하는 느낌입니다.
    밤비님. 저는 진짜 칭찬이 너무 좋아요. 더군다나 밤비님의 칭찬은 저에게 극찬이자 선물이 돼요. 나아갈 원동력이 돼요.

    저 사진이 엄마 댁에 있는 것 같아요.
    엄마 집에 언제 갈 수 있을까나...
    찾아서 마무리해볼게요 !
  • profile
    최조아 2021.05.02 13:08
    to : 밤비

     밤비님. 엄마 댁 와있어요. 사진 찾아서 본문에 첨부했어요.


    엄마 눈 앞에 이 사진 내밀면서 엄마는 잘 기억하지도 못하는 저 날 이야기를 들려드리며, 저 때 내 심정이 어땠는지 말씀드렸어요.

    "저 모자가 정말 너한테 작긴 작았네. 모자가 덜 씌어지지 않고 얹어있어" 

    "엄마. 저 날 내 심정이 어땠게. 맞지도 않는 모자를 억지로 쓰지 않으면 놀이동산에 안 데려 간다 하고, 심지어 나를 두고 떠나는 척 하고. 완전 난감하고 불안했어. 엄마 나한테 사과해야 할 것 같애"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다른 핑계 1도 안 대고 연달아 세 번을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 profile
    공기 2021.03.23 18:08
    어릴때 멀미가 심해서
    차를 타면 무조건 토하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하루는 버스를 타고 앉아가는데
    겨우 버티는 저한테 엄마가
    마침 올라타신 어떤 할머니께 자리 양보해드리라고 하시는거에요.

    어쩔 수 없이 비켜드리고 너무 힘들어하며 갔던 기억이 나요.
    물론 자리양보 중요하죠 글킨한데
    아픈애한테 굳이 왜그러셨던건지 지금도 의문이에요;


    그때는 소중한 자신의 아이로서가 아니라
    엄마 본인의 낯을 세워줘야하는 존재로 여겼던거 같아요
    겨우 어린아이인데...

    범똥이가 저도 참 부럽네요!

    그리고 연쇄를 끊어내신 조아님도요!
    사랑이 뭘까
    이런게 진정한 사랑인가보다
    근데 그 사랑은 조금 외롭기도 한가보다

    누군가 조아님 맘을
    엄마대신 따뜻하게 안아주면 좋겠어요.
    아니 꼭 그렇게 되실거에요.
  • profile
    최조아 2021.03.24 14:19
    to : 공기
    아니 꼭 그렇게 되실 거예요. 라는 말을 읽으며, 안구가 충혈됐어요.
    제가 저에게 해주지 못한 말을 공기님이 해주시네요.
    확신까지 담아서.
    그래서 처음으로,
    '아,,,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생길 수 있구나. 꼭 그렇게 될 거구나' 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부드러운 공기님.

    제가 적은 위 글을 회사의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역설적으로 엄마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대요.
    집착과 사랑이 느껴진대요.

    분노와 원망을 털어내면, 사랑만 남을지도 몰라요.

    공기님.
    저는 사랑을 처음 배운 게 아들 덕분인 것 같아요.
    초딩 도덕 시간에 '부모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 이라고 배웠는데, 아니에요.
    저의 엄마의 사랑은 백프로 조건부예요.

    무조건적인 사랑은 (어린)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이에요.
    그저 의지하고 믿고 사랑을 주는 건, 자식들.
    또한,
    부모는
    자식이 어떻단들 존재 자체로 감사하고 사랑하고,
    지금 맘에 안 들어도 기다리고 지켜봐주어야 한다고 체험해왔어요.

    누군가의 낯을 세워주기 위해서 말고,
    나 자신을 먼저 챙겨주기로 해요.
    힘들고 피곤하면, 경로석에라도 앉아가기로 해요.
    그리고 이제 우리가 어린이가 아니니까,
    우리를 마땅히 소중히 대해야 할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을 때에
    요구하기로 해요.
  • profile
    져니 2021.03.25 13:55
    조아님 제목 플렉스...bbbb
    엄마따위 죽어버리라니.


    이런말 화끈하게 하시는 분이
    이세상에 얼마나 될까요.


    보통 받은대로 또 주던데.
    연쇄고리 끊어내신 것도 넘 멋있어요.


    제가 전연애 따위 잘 매듭짓고
    새로운 연애할 수 있길 조아님께 기받아갈게요!
  • profile
    최조아 2021.03.25 17:17
    to : 져니
    아고고
    엄마가 진짜 돌아가시는 날엔 사랑으로 울고 슬퍼할 수 있길 기대해요.

    전 연애
    소중하게 간직하고 마무리하시길 바래요 젼님:)
    그 연애 때의 젼님 모습. 빛나고 이뻤거든요♡

섹스 상처. 섹스 서운해. 그가 미워. 다 말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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