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8 10:55

첫번째 자화상

조회 수 107 추천 수 3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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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_105112.jpg




남의 그림을 그려본 적은 있었어도
자화상을 그려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나보기가 너무 역겨워서


거울 속의 내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게된 건,
다 벗은 욕실에서 나의 몸을 마주할 수 있게 된 건 겨우 이삼년 남짓




날때부터 유독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았던 나는 서너살이 될 때까지도 간신히 손가락 하나 길이를 넘을까 하는 볼품없는 곱슬머리가 그렇게도 불만이었다.

지금보면 촌스럽기 그지없는 핫ㅡ핑크색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고서
나는 공주님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는 머리 짧은 공주님 따위 없었거든.


하늘색 담요를 머리에 촥 두르고 
헤어밴드로 눌러 고정을 시키면
그 순간만은 나도 동화책 속에 나오는
머리길고 아리따운 공주님이 될 수 있었다.



나는 무에 그리 길고 긴 머리칼에 집착을 했을까? 라푼젤의 계모처럼.
공주님은 그냥 공주님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공주님인거지.




세상의 모든 여자 아이들은 공주님이다.
그러고 또 왕자님이다.
어렸던 공주님은 왕자님을 기다리다 지쳐 사악한 계모로 자라나버렸다.




그냥 니가 직접 왕자님이 되어버려!




ft. 소녀혁명 우테나

  • profile
    야광신문 2021.04.18 12:41
    아... 담요로 만든 파란 머리...
  • profile
    공기 2021.04.18 20:37
    to : 야광신문
    https://static.ebs.co.kr/images/public/2015/03/19/19/31/59/de66bb8f-ae15-472a-98c6-9262f299f426.gif
    라이너스의 파란 담요!
  • profile
    밤비 2021.04.18 13:16
    여러 의미에서, 충격적인 그림입니다 *.*
  • profile
    공기 2021.04.18 20:43
    to : 밤비
    충격적인 그림을 계속해서 그리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그림을 뭘 그릴지 모르겠다가도 그리고자 하는 그림이 절로 나올 때가 있는데 너무 가끔이에요 ㅠㅜ
  • profile
    밤비 2021.04.18 22:37
    to : 공기
    궁금하시다면,

    이 댓글 보는 즉시 제게 전화 주시면,

    제가 생각해두었던 방법을 설명해드려 볼게요^_*
  • profile
    모솔인척 2021.04.18 13:42
    공기님이랑 비슷하면서도 다르지만
    저는 사진으로 찍히는 제 모습을 볼 수가 없어요.
    고질병이죠 ㅠㅠ
    오히려 거울이나 그림으로 그린 저는 너무 만족스러운데.
    사진은 뭔가 제 자신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너무 들어요.

    어플로 찍으면 더 가짜스럽고
    그냥 카메라로 찍으면 넙대대하게 나오는 것이.. ㅠㅠ
    끔찍.
    거기가 카메라 렌즈로 절 찍고 있는 사람의 느낌이 나면
    돋보기로 햇볕을 모아 태우는 개미가 되는 기분이에요 ㅠㅠ

    그래서 저는 예전에 선글라스를 쓰고 다녔던 기억이 나요.
    공기님의 파란 담요처럼.
    상대방에게 내 눈빛을 들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진찍히기 ㅋㅋㅋㅋ
    참...ㅠㅠ

    공기님은 지금은 곱슬머리고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울로 모습을 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셨다는 이유가 뭘까요?
    공기님의 왜곡점은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ㅠㅠ
  • profile
    공기 2021.04.19 03:06
    to : 모솔인척
    사진이랑 실제랑 보이는 모습이 상당히 다르다고 들은 것 같아요.
    모솔님으 감각은 역시 거짓말하지 않나봐요. 솔직하지만은 않은 그 왜곡된 모습이 싫으셨던 걸까요? 요새는 마스크를 쓰니까 내 표정을 숨기려는 선글라스까지도 필요 없는 느낌이에요. ㅎㅎ

    저 여전히 곱슬이 심한편이라 매직 필수랍니다.
    실은 곱슬머리만이 문제가 아녔어요. 나의 모든 모습이 다 맘에 들기는 커녕 직면하지도 못할만큼 혐오스러웠거든요. 자기혐오.
    오직 세상의 기준으로 날씬해졌을 때에만 벗어나던 것을 겨우 몇년 전에서부터는 좀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 profile
    브리 2021.04.18 15:03
    공기님의 수채화 작품을 여기서 처음 보게 되네요!
    인체 해부도의 박력 넘치는 선과는 다른 매력이 느껴집니다.

    처음에 왜 파란 머리카락이지 했는데 저 파아란 것이 담요였군요.


    아기의 얼굴은 평화롭지만 여기 숨겨진 공주의 이야기는 슬퍼서 대조가되네요 ..
  • profile
    공기 2021.04.19 07:33
    to : 브리
    아무래도 설명이 곁들여져야 알 수 있는 그림이었죠?
    작년 초에 그린거지만 기억을 담았었기에 왠지 해적선 첫 그림글로 올려야겠다 싶었어요.

    대조와 반전!
    '주저'가 아닌 앞으로의 저의 테마로 삼아야겠습니다!ㅎㅎ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18 21:59
    저는 공기님 왼손그림 빠 에요!
    공기님의 사내는 왼손인갑다
    그가 그려낸 그림 보면
    꿀떡대고 핥고싶고 에라잇 지경이였는데

    이거보고 사내아닌 공기님에게도
    반해버렸잖아요오~~

    야하다
    손꾸락...
    번진입술...
    ㅠㅠㅋㅋㅋㅋ 봊대로 썼어요 잘했죠?!
  • profile
    공기 2021.04.19 08:19
    to : 직진녀소피
    그렇담 제 그녀는 오른손?
    가끔 이렇게 오른손으로 그려도 진심이 전해져올 때가 있어요.
    왼손은 박력있게 오른손은 부드럽게 양손으로 피아노 연주를 멋들어지게 하는 날이 오겠죠?ㅎㅎ

    그러네 어쩐지 야하네
    손꾸락은 봉숭아물! 저때는 저런게 최첨단 유행이었쥬?
    ㅋㅋㅋㅋㅋ

    참 잘했어요 도장 쾅쾅!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19 23:49
    to : 공기
    왼손, 오른손, 양손 작품 나눠
    전시회 해주세용^-----^
  • profile
    공기 2021.04.21 06:22
    to : 직진녀소피
    이거 넘 재밌겠어요!
    예전에 봤던 기생수라는 만화 생각나네요.
    외계인이 인간에 기생하는 이야기인데 주인공 오른쪽 손에 기생해섲'오른쪽이'라구 부르거든요.

    나는 '왼쪽이' '오른쪽이' 다 따로해야겠다!
  • ?
    마사 2021.04.20 18:45
    능력자셔요.
    그림이 새초롬하니
    매력적입니다.
    두번째 세번째
    자화상도 계속 그려주세요.
    눈을 뜬 자화상도 보고 싶어요.
  • profile
    공기 2021.04.21 06:25
    to : 마사
    매력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제 예전 그림들을 보면 매력적이라는 느낌은 잘 들지 않는데 상대적으로 요새 그림에서는 어떤 감정이 드러나기도 하는 것 같아 신기해하는 중이에요.

    저는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간간이 해적선에 그림을 올려볼게요.ㅎㅎ
  • ?
    마사 2021.04.21 08:52
    to : 공기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요새 느끼고 있어요.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사람,
    너무 멋져요.

    나중에
    나도 한번 그런거 해보고 싶어요.
    응원합니다.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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