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1

by 공기 posted Apr 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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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도 싫은 게 많았는지

나는 항상 움직이는 게 싫었다.

밖에 나가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뛰노는 것보다는 집안에 틀어박혀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걸 더 좋아했다.



진짜?? 너 또 뭔가 잊고 있는거 아니야??



달밤 두번째 일대일 코칭을 받다가 또 문득 생각이 나벌였다


나는 사실 움직이는 걸 무조건 싫어하는건 아니었다는 것.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어려웠던 거지.


소꿉친구나 친한 사촌들과는 만나면 늘 숨바꼭질이며 얼음땡 놀이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했던 '한발 뛰기'라는 놀이


제자리에서 정한 숫자 만큼 뛰어 나가되 술래보다 멀리 뛰어서 잡히지 않아야 하지만

다시 출발선 안으로 돌아와야 하는 그런 게임이었다.

보폭을 매우 크게 멀리멀리 뛰어가는 것도, 또 그만큼 멀리멀리 뛰어 돌아오는것도 중요했었다.


한 발 한 발 심혈을 기울여 뛰었을 때 순간적이지만 날아갈 듯 좋았던 기억.

그 때도 파아란 밤이었고 부옇게 희미한 가로등 불빛 위로 달이 떠 있었다. 나 달 참 좋아하네 ㅎㅎ

코묻은 돈으로 동네 문방구에서 산 100원짜리 콜라맛 불량 식품 젤리를 혀에 말아쥐고서

한 발 한발 따라올테면 따라와 봐라!

늘 술래를 따돌리고선 의기양양하게 출발선 안으로 돌아왔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았어도 그 때 나는 이미 제대로 뛸 줄 알았던 것이었다.



1991년도 바야흐로 내가 국민학교 1학년 때.

나는 단거리 달리기를 제법 잘했었다. 계주 대표로 나갈 뻔 했을만큼.

부끄러워 죽을것 같다고 실제로 나가진 않았지만 반대표로 달리는 다른 아이들을 보며 나는 약간은 아쉬움섞인 부러움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점점 나는 달리는 법을, 몸을 제대로 움직이는 법을 잊어만 갔다.

책상 앞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그렇게 온 근육이 찌부가 되어갔다.


달리기를 시작하니 이런 소소한 기억들이 다시 깨어나 나에게 너 왜 이때까지 날 찾지 않았냐고 서운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동안 버려둔 세월이 너무 길었나보다.





암튼 그래서 요즈음의 운동 목표는?


1. 명치 발기 시키기! (아이언 명치)


코칭을 받는 동안 나의 고질적인 문제인 복부 명치 잡기에 대해 지도를 받았는데,

소필 카페에 실마리 찾았다고 신나서 일지 썼던 것이 무상하게도 나는 여전히 명치에 제대로 색칠을 못하고 있었다.

진짜 속상했다. 무조건 힘을 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ㅠㅠ 명치에 불은 안들어오지

나는 몸을 만다고 마는데 비추는 내 모습은 뻣뻣하기 그지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나에게 명치의 맛을 보여주시려는 밤비 쌤의 열정. 리스펙트.


팔 위치 하나의 변화로 복근에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지에 대해.

좀 더 다양하게 광배와 활배를 푸는 방법들.

명치의 발기를 이어가보려는 시도.


달리기에 들어있는 심오한 논리들을

나같은 운동 신생아 눈높이에 맞춰 직접 발로 뛰어 설명해주시니

운동 배우면서 처음으로 나도 '재미'라는 걸 느껴보는 중이다.

뜀박질 참 재밌네요!


아 근데 분명히 나는 이전에 명치에 느껴지는 매운 맛을 느껴본 적이 있다 이 말이다.

그 화끈한 불닭볶음면의 캡사이신을 지금에서야 나는 또 먹어보고 싶단 말이다.

허리가 아파서 문제였을 뿐이지 아이언 명치 자체가 안되진 않았는데 지금은 왜 아예 안되는 것일까?


그동안 간과했던 것이,

작년에는 일단 그전에 1년정도 시켜서 한 운동이지만 필라테스를 꾸준히 했었다는 점.

복근을 제대로 만든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는 아마도 몸상태가 훨씬 나았을거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 동안 나 자신을 놔버리고 침대 위에 누워만 있었다는 점.


기나마 근육이 녹아서 다 사라 없어져 버렸을 거였고

당연히 등이고 배고 장요근이고 다 굳어서 제 역할을 못할 거였다.


본격적으로 내 몸으로 이것저것 시도한 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근데도 나는 그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실타래를

조금만 하면 풀릴 것이라고 맘을 너무 놓고 있었나보다.


잘 되지 않는다는 게 참 아쉽긴 한데...너무 급하게 해결한다 생각하지 말고

더더더 다양하게 시도해보려는 중이다. 

그래도 이전에는 아예 느낌조차 깜깜하던 것이 이제는 인지는 가능해진 거니까!



2. 위를 편안하게


명치 발기와 너무나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위장!


내 기억으로는 이미 입시 공부를 들어가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늘 달고 살았던 역류성 식도염.


이번에 감자작전과 위게우기를 통해서 

위를 편안하게 하는 방법을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혼자서는 암것도 못하는 위장인 것 같았지만 다 움직일 방법이 있었던 것!


일단 위가 불편하니 뭘 먹어도 먹은것 같지 않고 소화도 안되고

먹고 시간이 꽤 지나도 운동할 때 영향이 갈 정도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명치 꼭꼭 잡고 주 1회 단식과 위게우기를 생활화 해 봐야지.




3. 오래 달리기


나는 어렸을 때도 단거리 달리기는 좋아했지만 오~래 달리는 것은 싫어했더랬다.

짧게 단타로 하는 것만 좋아했던 거다. 집중력이 그만큼 짧았던 건지 뭔지?


그렇다고 오래 달린다는 게 막 1시간씩 의미없는 그런 달리기를 하고잡다는 것이 아니라


내 몸 근육을 요리조리 잘 요리를 해가지구

이런 때는 볶았다가 저런 때는 삶았다가 어떤때는 튀겼다가 잠깐 찬물 부어서 식히기도 하고 그러면서 좀 더 달리는 맛을 알았으면 싶다.

지금은 음 아직은 아쉽게도 부족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근육 부족 때문이 큰 듯 하다.


달밤 수업 끝까지 듣고

또 열심히 과제 수행하고

내 몸에 맞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꼭 가능하리라 믿는다.



4. 무릎

어젯밤 달밤 과제 하면서 하복부 발기를 끝까지 유지 안되어도 또 신난다고 전력질주 좀 했더니

바로 무릎에 찡-하고 신호가 온다.


신기한게 전력질주 숨이 터질것 같아서 힘들어 죽겠는데 되게 신난다. 아직 100미터 끝까지 똑같은 속도 유지 못하는거 넘 화딱지 나고. 지금은 간신히 50미터나 좀 넘는거 같다.


이것 역시 1번 명치로 다 도돌이표.


그러므로 앞으로 나의 주요 과제는 명치 잡기!!!!


1차적으로 명치에 색깔 칠하기

2차적으로 아이언 명치로 색깔 칠하기

3차적으로는 다른 복근 부위까지 확대하기. 물론 다른 부위 운동도 같이 하긴 하겠지만


명치가 그냥 기본중의 기본인거 같은데 안되니까 짜증 이빠이........

근데 스트레스 받으면 될것도 안되니깐. 짜증은 살짝 넣어두고. 열정만 가져가는 걸로.



그리구 이 작디작은 불씨에 공기를 불어넣어 주신

밤비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ㅎㅎㅎ




2021년 벌써 4월도 중순을 향해간다.


자 인제 응답좀 해라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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