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8 00:07

그놈의 생략.

조회 수 73 추천 수 0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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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째 같은 문제로 

스트레스를 주고 스르트레스를 받는다. 

 

 

남자친구와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거의 99% 재미있었다. 

내 목소리가 작아서 서로 대화가 잘 안되는 지점이 있었지만 

오빠와 함께 하는 건 세상 누구보다 재미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서로 할일을 하다가 갑자기 머리에 생각이 스쳤다. 

 

-오빠, 필라테스 수업 못 들어?

 

 

이 질문이 몇년째 문제를 일으키는 지점이다.

 

내가 궁금한건 매주 목요일에 수업을 듣던

필라테스 수업이 선생님 사정으로 못 듣는 다던데..

다른 선생님으로 대체 해서 듣는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남자친구 머리 속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빠 직장동료 중에 필라테스 수업 듣는 사람 이야기를 했었으니깐 

그 사람 이야기를 하는 건가?

아니면 새로운 제 3자 이야기를 하는 건가?

아니면... 새로운 필라테스 수업이 있는 건가??

 

뭐 이런 고난도의 퀴즈 쑈가 펼쳐 졌다. 

 

-이야기 할때 주어, 목적어 이런게 다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후...

솔직히 순간적으로 기분이 상했다.

내가 잘못한 건 알지만, 반복된 지적.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면 진짜 개 거짓말일듯. 

 

오빠는 오빠가 생각 했던 내 질문에 대한 추측들을 이야기 해줬다. 

이렇게 친절하게 이야기 해주는데

나는 속좁게 입을 삐죽이며 

 

-응. 내가 잘못 말했네. 

 

이지랄을 했다. ㅠㅠ

 

 

진짜...

방귀 뀐 놈이 성낸다 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못되 처먹었다.

 

 

왜 이렇게 나는 항상 생략의 미약 속에 있는 걸까. 

 

옛날에 내 글들이 그래서 사람들을 어지럽게 한 사실도 알고 

지금 거의 4년째 이야기해주는 오빠도 있는데..

왜 난 계속 이. 지. 랄. 일까?

 

 

일단 저런 생략을 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1. 보통 여자들이 대화를 할때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계속~ 쭉 이어가고 

대충 문맥이나 대화 패턴 상으로 추리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생략에 나는 익숙하다.

 

ㅋㅋ 특히 나나언니랑의 카톡이나 대화는 이게 아주 매우 가능하기 까지 하다. 

 

그래서 가끔은

우리가 같은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는데

오빠가 못알아 들을 때. 

내 이야기에 집중을 안하나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다.

아무래도 여자들이 이게 잘 되다보니. 

내 잘못을 인정하기 보단 오빠 탓을 조금 돌리고 싶어 하기도 한다.

 

 

 

 

 

2.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을 놓칠까봐. 

지금 당장 이 말을 하거나 생각을 전하지 않으면 

잊어버릴까봐...

그런 다급한 마음에 일단 말 하고 보는 것 같다.

 

특히..

나는 이상하게 한국어 어순에 안 맞는 말을 쓸때가 많다.

마치 영어를 해석 하는 것 처럼 

나는 이다 한 소녀 이런 식처럼..

난 한명의 소녀다. 가 아니라. 

사람들이 한국어는 끝까지 들어 보야 안다. 

이말 때문인지. 글쓰기 어순이 엉망일때가 많다. 

일단 중요하다 싶은걸 먼저 쓰고 보는. 

 

 

 

이럴때는 대부분 내 잘못을 인정하지만 기분이 상해서 

이야기하기 싫어지는게 대부분이다. 

 

 

분명히 더 많은 이유가 있을 테지만.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저 두 이유인 것 같다. 

 

 

오빠가 나에게 주어, 목적어와 같은 주체를 물어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대로 이해하고 싶고

제대로 대답해 주고 싶어서

 

아주 기특하고 멋지고 로맨틱한 모습이지만.

 

지적받은 쪼무래기는 상처 받아 눈물이 글썽글썽이다. 

 

 

자, 이런 오빠의 로맨틱함을 잘 발휘시키려면

나만 잘 하면 된다. 

 

그리고 아주 간단하다.

 

자세하고 섬세하게 오빠가 다 알아 들을 수 있게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여유 있게 말하면 된다. 

 

 

내가 어제 

 

-오빠 목요일마다 듣는 필라테스 수업 선생님 대체 되서 

그 수업 듣는 거야? 아니면 대체 안되서 환불인거야? 

 

라고 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ㅠㅠ

 

 

 

 

  • profile
    알프스 2021.02.18 00:27
    캐귀요미네요 모솔님...
    너무 귀여워서 글 읽는 동안 잇몸 말랐어요ㅋㅋㅋ


    저도 생략. 어순 뒤죽박죽
    상대방 오해하게 덜 말하기 대장인데

    저같으면 뭐시깽 왜 내 말 척 척 알아듣들 못하고
    지적질이야...=_=
    사랑이 식었네 시바
    바람펴야겠다 어딨니 남자 이랬을거 같아요

    모솔님 참 성숙한 사람이군요
    덕분에 저를 알고 총총총

    부럽네요 모솔님과 오빠분의 사랑이!
  • profile
    모솔인척 2021.02.18 00:50
    to : 알프스
    ㅋㅋㅋ
    여자들이 좀 생략이 많은 것 같아요 ㅋㅋㅋ
    이거 무슨 유전학적으로
    그런 염기서열이 있나..싶기도 하네요 ㅋㅋㅋㅋ
  • profile
    알프스 2021.02.18 02:06
    to : 모솔인척
    밤비티가 여전사는 또라이처럼 못알아듣게 말한댔어용

    여자들은 모두 여전사 새싹이니깐?!
  • profile
    모솔인척 2021.02.18 08:31
    to : 알프스
    ㅋㅋㅋㅋ
    그 또라이가 이 또라이는 아닌 것 같은걸요 ㅋㅋㅋ
  • profile
    알프스 2021.02.18 12:42
    to : 모솔인척
    그런건가요오...??
    그 말씀 듣고 합리화하며 기뻤거든요ㅋㅋ

    아니되겠네요 고쳐야하나
  • profile
    모솔인척 2021.02.18 14:24
    to : 알프스
    아마 문학적 표현이 뛰어 나다를 <br />
    그렇게 표현 하지 않으셨을까 하는데~ <br /><br />
    제 실수는 누가봐도 ㅜㅜ 못 알아 듣게 만드는 ㅜㅜ <br />
    그런 문 ㅜㅜ 제. ㅠㅠ
  • ?
    뉴라이프 2021.02.18 02:10
    저도 살면서 주어 없는 말을 자주 듣곤해요. 저만 그런건지 남자들이 그런건지 꼭 찝어주는걸 좋아하죠.
    주어 없는 물음엔 내가 다시 물어 보게 만들죠. 단한번의 말이면 될것을 두세번 말하게 만드니 비효율적인 생각이들죠. 그렇다고 말하기 귀찮다는건 아닙니다.

    나 : 마트 가려고
    그녀: 맛있는거 사와
    나: 어떤거?
    그녀 : 알아서
    나 : 머리속엔. 음음음
    니가 좋아하는거? 내가 좋아하는거?

    심부름을 할때 여자들의 주어 없는 두리뭉실한 말은 참 힘들다.

    대부분 내가 알아서 사가면 실패 하는 경우가 있어서 나는 꼭 찝어 주는걸 좋아한다.


    결론 은
    남자는 정확한걸 좋아하고 여자는 대충 말해도 딱 알아먹는걸 좋아하는 듯 하네요.
  • profile
    모솔인척 2021.02.18 08:32
    to : 뉴라이프
    아...
    남녀의 차이인가....

    이런거 실험한 통계는 없나.. 궁금하네요 ㅜㅜ
  • profile
    밤비 2021.02.18 09:42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은 자신과 상대의 구분에 철저한 편이고,

    에스트로겐 호르몬은 상대와 나 사이의 구분을 좁히려 한다고 해요.


    모솔님은 나중에 훌륭한 어머니가 되겠는데요^^
  • profile
    모솔인척 2021.02.18 11:21
    to : 밤비
    남자들 중에는 주체 없이 대화 없이 하는 사람 없으신가요?
  • ?
    자밀 2021.02.18 11:08
    이거 저도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였어요. !!!

    남자와 여자의 이분법은 아니였는데 글과 댓글을 보니 남녀의 차이군요.

    저는 사실... 친한 이들과는 한 음절. 많게는 세 음절만 들어도 분위기 파악 의사소통 왠만큼 되거든요. 여자들 다들 그런거죠?
    그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맺음이 너무 좋아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으니까...
    맞춰줄 수 있고 맞춤을 받으니까.^^
    그래서 말과 글이 어눌하긴하지만 ㅎㅎㅎ

    모솔님 글에서 큰 위로 받고 갑니다.^^
  • profile
    모솔인척 2021.02.18 11:29
    to : 자밀
    느낌적 느낌~>.<

    그래도 우리 같이
    어순에 맞춰 하나도 빼 먹는 거 없이
    이야기 하기해요~

    오해 없이 소통 할 수 있게요^^
  • profile
    선수 2021.02.19 04:49
    아웅 글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제가 이 글을 읽은 남친이였으면 뽀뽀 열번 각이에요

    생략. ㅎㅎㅎ 맞아요 여자들은 다 이해해 괜찮아요 척하면 척 아닙니까 ㅋㅋ
    그런데 저도 남자와 대화할 때는 꼭 염두에 두어야겠네요,
    저도 그럴텐데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ㅎㅎ
  • profile
    모솔인척 2021.02.19 08:19
    to : 선수
    모든 여자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인가봐요!!!

    참.. 진짜 신기하네요 ㅋㅋ
    생각하면 생각 할 수록

    영어권 여자들은 안 그러겠져??
  • ?
    신이다 2021.03.25 10:23
    야광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네요
    제 친구들은 또박또박 다 말을 잘해서 저만 이상한 줄 알았어요 ㅜㅜ
  • profile
    모솔인척 2021.03.25 11:47
    to : 신이다
    아니 친구들은 어찌 또박또박 말을 잘 할까용~
    배우고 싶다ㅜㅜ 그조 ㅜㅠ
  • ?
    신이다 2021.03.25 15:46
    to : 모솔인척
    책을 덜 읽었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책을 더 읽으면 되는거니깐요 야광에선
    많이들 그런거 같아 그냥 만족할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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