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자지

by 희희 posted Jan 23,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아, 지금 넣어볼까?

아냐, 아직 덜 달아올랐어.

 

 

지금이면 될까?

아냐, 핑거링도 힘든 걸.

 

 

지금은?

지금 클리 쾌감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굳이 딜도를 넣어야 할까?

번거롭고 귀찮아.

딜도로 쾌감을 찾아가는 게 버겁다고.‘

 

 

 

 

 

딜도와 젤과 콘돔을 꺼냈다가

물기 하나 묻히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는

클리와 핑거링으로만 가버렸다.

 

 

체력소모가 커서 몸이 저리는 듯한 떨림을 느끼며

뒷정리를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지를 언제 처음 봤더라?’

 

 

 

 

 

 

 

야동을 보기 시작하면서 본 것 같지만 아니다.

어릴 때 아빠의 자지로 처음 봤다.

 

 

아빠 말에 의하면

당신이 소변을 보다 불현듯 고개를 돌렸는데

어린 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빠의 자지를 보고 있더랬다.

 

 

나는 그 장면만 기억하지

아빠의 자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아빠의 자지를 볼 기회(?)는 또 있었다.

뭘 좀 아는 나이가 됐을 즈음이었는데

그때 아빠는 술에 잔뜩 취한 채

런닝 샤쓰와 사각팬티를 입고 있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앉아서 엄마에게 주먹을 휘두르는데

아빠의 팬티가 펄럭이며

자지가 들락날락거리는 게 보였다.

 

 

술에 취한 아버지의 벌거벗은 하체를 발견하고는

뒤로 걸어 가 옷을 덮어주었다던

성경에 나오는 어느 여자처럼

아빠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모른 척 해 주려고 했던 것일까,

아니면 아빠의 생자지가 생경하게 다가와서 였을까,

나는 재빨리 눈을 돌려버렸다.

 

 

하지만 아빠가 갑자기

괴물로 돌변해 버린 것에 대한 공포감과

엄마가 맞다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찰나였지만 아빠의 자지를 보며 느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호기심 혹은 쾌감이라고 하자.)

어떤 하나의 감정 복합체를 이루어

풀리지 않은 실타래로 내 무의식 속에 저장되었던 것 같다.

 

 

‘나는 자지가 무서워.

자지가 내 몸 속에 들어오면 나는 파괴돼 버릴 거야.

그럼 나는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무기력하게 범해지고 말겠지.

섹스는 폭력이야. 거기에 쾌감은 없어.

때림과 맞음, 공격과 희생만 있을 뿐이라고.‘

 

 

 

-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는 해변가 근처

어느 상점 앞마당에 선베드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 위에는 남녀 여러 명이 옷을 벗은 채 몸을 섞고 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와,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다.

충격적이기보다 흥미로웠다.

 

 

알고 보니 나는 가족여행으로 그곳에 온 것이었다.

주변에 오빠가 있었지만 민망하거나 피하고 싶진 않았다.

그냥 아무렇지 않고 덤덤했다.

 

 

어느 상점 안에 부모님과 나

그리고 친구네 부모님이 함께 있다.

친구네 어머니가 별안간 작게 불만을 표현하는데

그 순간 나는 두려웠다.

아빠가 폭발할까 봐.

 

 

아니나 다를까 아빠가 친구네 어머니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두려움과 공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폭되다

눈을 뜨니 사라졌다.

꿈이었다.

 

 

 

 

 

 

꿈 꾸기 전날 야광수업이 있었다.

퇴근하고 두통과 무기력에 시달리는 몸으로

억지로 줌을 켰다.

휴. 솔직히 결석하고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나누다 보니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졌다.

몸에 대한 이야기로 몸과 마음을 섞으니

한껏 환기된 기분이었다.

잔뜩 햇살을 받으며 선베드 위에서 섹스하는 것처럼.

 

 

그러나 한껏 환기되는 만큼,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면에 존재하는 공포스러운 아빠가 날뛴다.

 

 

섹스는 폭력이야!

 

 

내 무의식이 내게 소리친다.

이제는 좀 더 근본적인 아빠에 대한

남성성을 맞닥트려야 한다고.

너 지금 무척 이걸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이지.

 

 

내가 맞닥트리지 못하는 것은

아빠의 자지가 두려움

>남자의 자지가 두려움

>딜도 자위가 두려움

>나를 향한 타인의 공격, 편견, 오해가 두려움

>인간관계가 두려움 으로 확장되는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사실 나는 쾌감을 잘 느끼는 보지와

자지를 잘 조일 수 있는

쫀득한 근육을 갖고 있음에도

이게 쉽게 파괴되어 버릴 것 같은,

혹은 애초에 내 보지는 쫀쫀하지 않을 거라는

앞선 두려움이기도 하고

(피가 나면 어떡하지, 찢어지면 어떡하지?)

 

 

마찬가지로 본래 유연한 무의식을 갖고 있음에도

타인의 공격적인 한마디에

넉다운 될 것 같은 두려움이기도 하다.

이 두려움에 친밀함에 대한 쾌감이 가려진 상태.

 

 

그래서

쉽게 포기하고

쉽게 패배하(려하)고

쉽게 무기력해진다.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