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3 00:14

아빠의 자지

조회 수 107 추천 수 6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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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넣어볼까?

아냐, 아직 덜 달아올랐어.

 

 

지금이면 될까?

아냐, 핑거링도 힘든 걸.

 

 

지금은?

지금 클리 쾌감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굳이 딜도를 넣어야 할까?

번거롭고 귀찮아.

딜도로 쾌감을 찾아가는 게 버겁다고.‘

 

 

 

 

 

딜도와 젤과 콘돔을 꺼냈다가

물기 하나 묻히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는

클리와 핑거링으로만 가버렸다.

 

 

체력소모가 커서 몸이 저리는 듯한 떨림을 느끼며

뒷정리를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지를 언제 처음 봤더라?’

 

 

 

 

 

 

 

야동을 보기 시작하면서 본 것 같지만 아니다.

어릴 때 아빠의 자지로 처음 봤다.

 

 

아빠 말에 의하면

당신이 소변을 보다 불현듯 고개를 돌렸는데

어린 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빠의 자지를 보고 있더랬다.

 

 

나는 그 장면만 기억하지

아빠의 자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아빠의 자지를 볼 기회(?)는 또 있었다.

뭘 좀 아는 나이가 됐을 즈음이었는데

그때 아빠는 술에 잔뜩 취한 채

런닝 샤쓰와 사각팬티를 입고 있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앉아서 엄마에게 주먹을 휘두르는데

아빠의 팬티가 펄럭이며

자지가 들락날락거리는 게 보였다.

 

 

술에 취한 아버지의 벌거벗은 하체를 발견하고는

뒤로 걸어 가 옷을 덮어주었다던

성경에 나오는 어느 여자처럼

아빠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모른 척 해 주려고 했던 것일까,

아니면 아빠의 생자지가 생경하게 다가와서 였을까,

나는 재빨리 눈을 돌려버렸다.

 

 

하지만 아빠가 갑자기

괴물로 돌변해 버린 것에 대한 공포감과

엄마가 맞다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찰나였지만 아빠의 자지를 보며 느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호기심 혹은 쾌감이라고 하자.)

어떤 하나의 감정 복합체를 이루어

풀리지 않은 실타래로 내 무의식 속에 저장되었던 것 같다.

 

 

‘나는 자지가 무서워.

자지가 내 몸 속에 들어오면 나는 파괴돼 버릴 거야.

그럼 나는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무기력하게 범해지고 말겠지.

섹스는 폭력이야. 거기에 쾌감은 없어.

때림과 맞음, 공격과 희생만 있을 뿐이라고.‘

 

 

 

-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는 해변가 근처

어느 상점 앞마당에 선베드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 위에는 남녀 여러 명이 옷을 벗은 채 몸을 섞고 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와,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다.

충격적이기보다 흥미로웠다.

 

 

알고 보니 나는 가족여행으로 그곳에 온 것이었다.

주변에 오빠가 있었지만 민망하거나 피하고 싶진 않았다.

그냥 아무렇지 않고 덤덤했다.

 

 

어느 상점 안에 부모님과 나

그리고 친구네 부모님이 함께 있다.

친구네 어머니가 별안간 작게 불만을 표현하는데

그 순간 나는 두려웠다.

아빠가 폭발할까 봐.

 

 

아니나 다를까 아빠가 친구네 어머니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두려움과 공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폭되다

눈을 뜨니 사라졌다.

꿈이었다.

 

 

 

 

 

 

꿈 꾸기 전날 야광수업이 있었다.

퇴근하고 두통과 무기력에 시달리는 몸으로

억지로 줌을 켰다.

휴. 솔직히 결석하고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나누다 보니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졌다.

몸에 대한 이야기로 몸과 마음을 섞으니

한껏 환기된 기분이었다.

잔뜩 햇살을 받으며 선베드 위에서 섹스하는 것처럼.

 

 

그러나 한껏 환기되는 만큼,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면에 존재하는 공포스러운 아빠가 날뛴다.

 

 

섹스는 폭력이야!

 

 

내 무의식이 내게 소리친다.

이제는 좀 더 근본적인 아빠에 대한

남성성을 맞닥트려야 한다고.

너 지금 무척 이걸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이지.

 

 

내가 맞닥트리지 못하는 것은

아빠의 자지가 두려움

>남자의 자지가 두려움

>딜도 자위가 두려움

>나를 향한 타인의 공격, 편견, 오해가 두려움

>인간관계가 두려움 으로 확장되는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사실 나는 쾌감을 잘 느끼는 보지와

자지를 잘 조일 수 있는

쫀득한 근육을 갖고 있음에도

이게 쉽게 파괴되어 버릴 것 같은,

혹은 애초에 내 보지는 쫀쫀하지 않을 거라는

앞선 두려움이기도 하고

(피가 나면 어떡하지, 찢어지면 어떡하지?)

 

 

마찬가지로 본래 유연한 무의식을 갖고 있음에도

타인의 공격적인 한마디에

넉다운 될 것 같은 두려움이기도 하다.

이 두려움에 친밀함에 대한 쾌감이 가려진 상태.

 

 

그래서

쉽게 포기하고

쉽게 패배하(려하)고

쉽게 무기력해진다.

 

 

 

 

  • profile
    밤비 2021.01.23 01:00
    박력 넘치는 제목에 입 쩍 벌어졌고,

    폭력이라는 개념에 대한 셀프 분석 정신에 한 번 더 떡실신합니다*.*
  • profile
    밤비 2021.01.23 01:20
    희희님과 저는 정반대의 유년시절을 보냈나 봅니다.

    아버지는 제게 한없이 펼쳐진 초록색 평화 그 자체였고,

    한결같고 인자하시고,

    의외의 모습 같은 것을 한 톨도 찾아 볼 수 없었던 분이었거든요.

    술 담배 도박 등을 전혀 안 하는 분이기도 하였고.

    흥도 있는 분이어서 생일파티 때는 제 친구들이랑 어울려 웃긴 춤을 춰서 분위기를 띄우셨던 장면도 기억이 날 정도입니다.



    어머니가 늘 폭탄같은 아슬아슬함이었어요.

    갑자기 화를 낼 때가 많았고, 주변 사람들과 늘 다투곤 했던 엄마.

    그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공감할 수도 이입할 수도 없었던.

    초등학교 시절에는 저와 제 절친 사이를 갈라놓을 때도 있었고,

    여자아이들이 집으로 전화해왔을 때는 제 손에서 갑자기 수화기를 빼앗더니 소리를 빽 지르며 욕설까지 해서 남녀칠세부동석을 강조하였어요.

    기분이 좋거나
    이유를 알 수 없이 화를 내거나.
    늘 이 둘 중 하나이니 부정적인 기억이 더 뚜렷합니다.



    왜냐하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었거든요.

    어머니 스스로도 이유를 잘 몰랐던 것 같아요.
  • ?
    희희 2021.01.24 00:41
    to : 밤비
    저희 아빠가 밤비님 어머니랑 비슷하시군요.
    혹시 밤비님은 어머니가 그러셨던 이유를
    이제는 아시나요?



    어제 글을 올리고 새벽에 겨우 잠 들었었어요.
    글과 관련된 감정과 경험들이 팝업되고
    또 그간 맞춰지지 않았던 퍼즐들이
    맞춰지는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자기분석을 하다 보면
    가족에 대한 분석을 빼먹을 수 없는데
    아빠의 과거와 아빠의 폭력이
    어떻게 연관되었었는지 깊이 이해하게 되니
    이 폭력에 대한 제 상처도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직면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도 좀 명확해진 것 같고요

    밤비님의 질좋은 강의 덕분이에요
    감사해요:)
  • profile
    탐구생활 2021.01.23 12:43
    달밤 세미나 때 뵈었던 희희님 맞으시죠??
    곧장 야광기술 특급열차를 타셨네요 ㅎㅎ

    희희님 글 덕에
    여성들이 자지를 왜 무서워하는지 좀 알게되었어요.
    자지가 폭력성을 상징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구요.
    더 마음 따뜻한 자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답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이렇게 희희님 내면을 꿰뚫어 보시게 되셨나요??
    야광기술 수업 들은게 도움이 되었다면 어떤 대목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하네요.
  • ?
    희희 2021.01.24 01:04
    to : 탐구생활
    제가 달밤 세미나를 갔어야 했는데 ㅠㅠ
    나중에 그게 있었다는 걸 알고 무척 아쉬웠다는...
    세미나에 저랑 비슷한 닉넴이 있으셨나봐요 ㅎㅎ

    최근에 들었던 야광문법 수업이
    굉장히 인상 깊었었어요.
    대화를 나눌 때 내가 상대가 되고
    상대가 내가 되다가
    대화가 우리가 되는 통합의 경지!!

    되게 놀랍고 실전에서 연습을 해보는데
    흥미로운 생각에 부딪치게 되더라고요.

    ‘상대와 내가 통합이 되었다가
    내가 크게 상처를 받으면 어떡하지?
    상대를 어떻게 믿을 수 있지?’

    통합의 경지는, 수업 때 배운 것처럼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나눌 수 있을 것일텐데
    왜 이 생각 때문에 가로막히는지가 궁금했어요.
    그걸 고민하며 이것저것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마음 따뜻한 자지라니 ㅎㅎ
    갑자기 저 위로 받은 것 같아요~_~
    그러면서 한편으로 궁금하네요
    마음 따뜻한 자지란 어떤 자지일까
    그런 자지가 낯설어서 ㅎㅎㅎ
  • profile
    탐구생활 2021.01.26 15:53
    to : 희희
    아이고 제가 착각했군요.
    달밤 세미나 때 히히님이 있으셨거든요 ㅎㅎㅎ
    이제 각인시켜 놓겠습니다 하하

    마음 따뜻한 자지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의 자지죠.
    이를테면 유재석 자지 ㅋ.ㅋ
    는 어떨까요?
  • profile
    탐구생활 2021.01.26 15:54
    to : 희희
    아이고 제가 착각했군요.
    달밤 세미나 때 히히님이 있으셨거든요 ㅎㅎㅎ
    이제 각인시켜 놓겠습니다 하하

    마음 따뜻한 자지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의 자지죠.
    이를테면 유재석 자지 ㅋ.ㅋ
    는 어떨까요?

    예능에서 보이는 모습이
    누구에게나 다정하더라구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1.23 17:51
    희희님 수도관 녹으셨으면 저랑 데이트 해주셔요.
    자지가 무서우면 보지.
  • ?
    희희 2021.01.24 01:08
    to : 직진녀소피
    소피님은 찰진 드립을 참 잘 날려ㅋㅋㅋㅋㅋㅋ

    오랜만이지요? ㅠㅠ
    다시 일정을 맞춰보아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1.24 11:25
    to : 희희
    오오오!!! 정말요?
    레동리스트 넘겨주시나요오♡
  • ?
    자밀 2021.01.24 01:32
    마주하셨군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어린 희희님과.


    마주 앉아 밥먹기.
    마주 앉아 대화하기.
    눈 맞춤.
    입 맞춤.
    배꼽 맞춤.

    세상사.
    마주하면 해결될 수 있는 쉬운 문제가 되어버리네요.
    탐생님 가족 이야기에서도 여실했구요.

    축하드려요.

    이제 그 희희님과 이야기 나누고 위로하고 손을 건네서 일으켜 세우는 일이 남았는데... 지금 이렇게 지혜로운 여자 희희님이 계시니. 굳이 자지 찾을 필요 있을까요?^^

    요며칠 방황하고 헤매이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를 이끌고 있는 존재는 무얼 원하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며...
    왜 밤비님은 나에게 님포매니악 영화를 보라고 하셨을까를 생각하던 저녁이였는데.

    희희님 글이 왠지 힌트가 되는 기분이에요.

    우리 오늘 이따 또 만나요. ^^
  • ?
    희희 2021.01.26 00:17
    to : 자밀
    자밀님, 근사한 곳에서 또또 만나요 희희^^
  • ?
    자밀 2021.01.26 00:21
    to : 희희
    맞다... 희희님~

    인간이나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이 마법을 써 보세요.

    개썅 마이웨이.

    저는 이 주문이 통하더라구요.

    아...근데 달리 통하고 싶다 ㅋㅋㅋ

    좋은 밤이요♡
  • profile
    모솔인척 2021.01.24 16:33
    내가 맞닥트리지 못하는 것은
    아빠의 자지가 두려움
    >남자의 자지가 두려움
    >딜도 자위가 두려움
    >나를 향한 타인의 공격, 편견, 오해가 두려움
    >인간관계가 두려움 으로 확장되는데

    이런 분석>.<
    뇌섹녀가 여기 있었다니~

    저 딜도 자위에서 나를 향한 타인의 공격은
    어찌 전개가 되는 걸까요??

    저도
    약간 타인이 절 공격할까봐 미리방어를 하는 측면이 있는데..
    이걸 어디에서부터 생각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요 ㅜㅜ
  • ?
    희희 2021.01.26 00:52
    to : 모솔인척
    섹스할 때 타인의 자지가
    내 보지를 뚫고 들어오는 것을
    대화를 나눌 때 타인의 공격적인 말이
    내 무의식을 뚫고 들어오는 것으로
    확장해서 볼 수 있어요

    성욕과 공격성은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내재돼 있는
    밀도 높고 강렬한 에너지인데
    프로이트는 이걸 리비도라고 불렀답니다
    추상적이지만 흥미로운 이론이니
    시간나시면 한번 찾아보세요 ㅎㅎ



    같은 방어라도 이유는 저마다 다를 거예요

    모쏠님이 공격당할 것 같아 미리 방어했던
    에피소드들을 생각나는대로 여러가지를
    떠올리거나 적어보시면 어때요?
    그러다 보면 모쏠님의 인식 패턴 중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어떤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요?
  • profile
    모솔인척 2021.01.26 01:17
    to : 희희
    오~ 요거 한번 해 봐야겠어요.

    대충 어떤 건지 알 것 같아요.

    이타주의자 인척하는 개인주의자와 이기주의자 그 사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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