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본적이 없다

by 자뽀 posted Jan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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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할머니는 왜 우리랑 같이 살게 된거야?"
"큰 외삼촌과 사이가 안 좋았어 그래서 내려와서 살게 됐어"
외 할머니 생전애 물어본적이 없는 질문을 하고 있다.
말을 하면서 조금씩 떨린다.
그래도 계속 물어봐야 겠다는 생각이다.

"왜 안 좋아?"
"사이가 안 좋았어. 
할머니가 고집이 엄청 쌔고 싸우면 지려고 절대 안했어"
자세히 말하고 싶어하지 않아 더 물어보지 못했다. 

"할머니는 시골집 있었잖아. 
안산에는 왜 가게 된거야?"
오래된 이야기 라며 답을 해주시지 않았다. 
그곳은 도로가 생겨서 사라졌다고만 말을 해준다.
자세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는 느낌이다.


계속 할머니에 대해 얘기 하면서
엄마가 갑작스럽게 한가지 이야기를 한다.
"할머니한테 엄마가 엄청 맞았어."
"할머니가? 왜 그랬는데?"
"어렸을 때 많이 맞은 거에 대해서 포장마차 할때 물어봤지. 
할머니가 자식들은 많은데 혼자서 일해서 벌어야 하고, 
하루하루 버거운 것을 엄마에게 풀었데. 아들들에게 못 푸니까.”
엄마가 맞았다는 사실에 속으로 놀랐다.


“아니,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어”
“그때는 엄마 어렸을 때 아냐?”
“할아버지가 자주 아파서 일을 거의 못했어
그래서, 할머니가 돈을 벌고 온거야”
외할아버지가 그렇게 아픈 사람이었구나.
엄마, 그런데 왜 우리 아빠랑 결혼 했을까?
아빠도 어렸을 때 많이 아팠다고 들었는데


"할머니 산소가 어디있어?"
"거기 못찾아가. 
엄마도 가봐야 알 것 같아.
다음에 같이 가면서 알려줄께"


손님이 찾아왔다.
상담을 하러온 손님과 함께 방에 들어갔다.
거실에 앉아 같이 온 모르는 손님과의 어색한 시간을 보낸다.
1시간 정도 시간이 넘어 답답함을 느껴 밖을 나갔다.
때마침 익숙한 검은 스타렉스 차량이 문앞에 멈춰섰다.


"안녕하세요"
초록색 가죽구두가 항상 인상적인 아저씨다.
"엄마 만나봐써?"
"예, 안에 손님있어서 나왔어요"
요즘 잘지내는지 이야기가 오고갔다.


"엄마 생일에 전화 넣어주고?"
할말이 없었다.
"저번에 서울 올라가서 생일 축하랑 하고 그랬는데,
연락을 못받은 눈치더라"
"제가 잘 못한거죠. 챙겼어야 했는데"
아저씨는 크게 뭐라고 하려는 건 아니었다고 말을 아꼈다.


엄마가 자신에 대해서 잘 쓰지 않는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그러고 보면 엄마에게 옷을 선물해준 적이 없었다.
나에게만 관심있는 무정한 내 본모습


"이번에 베트남 여행 같이 가기로 했다."
아저씨는 말을 이어갔다.
"엄마와 얘기하면서 들었어요
외국여행 처음이라는데 좋아하시더라구요"


엄마가 여행 얘기를 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들떠있는 모습
그리고 강원도를 가서 대게를 사서 먹었던 이야기를 하는 모습
"비싼데 돈 벌어서 이런거 '지금 안사먹으면 언제 먹을수 있을까?' 
하는생각이 들어서 사서 먹었지"


"지금 하는 일도 재미있고, 
예전 횟집 했을 때보다야 낫다.
몸쓰는 것보다야 훨씬 좋지"
일에 대해서도 만족하는 모습이다.


세탁소에서 같이 살면서 매일을 보고 자랐다.
아파트로 이사 가고
가게에서 부모님이 생활을 많이 해서 
안들어 오는 날도 많았지만
일주일에 3번은 보면서 자랐고
할머니와는 매일 보면서 자랐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는 1년에 2번을 보고 자랐다.


짧지 않은 시간을 알아왔지만
오늘 처럼 엄마에 대해서 물어보 적은 없었다.
오늘 처럼 할머니에 대해서 물어본 적은 없었다.
없다...


엄마는 가족이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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