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1 05:47

갑판 위에서

조회 수 153 추천 수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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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 인간이 나왔다.

잠시 깼지만 눈을 감고 더 잤다.

그래서 데이트 준비도 거의 못하고 나왔다.

 

 

마음이 불편했다.

우리 사이에 크게 불만족스러운 것도 없는데.

달라질 게 없는데 어쩌라고 나온거지.

 

 

 

그래. 진짜 인정하겠다.

내가 걔 좋아했었다는 거. 

근데 그래서 뭐?

난 이 사람과 헤어질 생각이 없다.

오히려 가족이 될 생각을 한다.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나는 사람에 대한 느낌이 생기면 변하지 않는다.

바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꿀 일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운이 좋은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한 적도 없었다.

딱 그만큼 생각했기에 실망하거나 배신감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설명하기가 좀 어렵지만.. 나는 사람보는 내 기준을 상당히 신뢰한다.

몇 번 화음을 맞춰보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음악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 인간은 가끔 생각 날 것이다.

내 사람이 주지 못하는 느낌은 분명하게 명확하게 존재한다.

그 결핍은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남아있는다.

내가 나인 채로 변하지 않듯이.

당연히 그 인간도 내가 원하는 어떤 다른 것은 끝내 주지 못할 것이다.

당연히 내가 상상도 못할 단점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 내가 그 인간과 이젠 친구라고 생각했었던 잠시동안에 했던 연락들을

내 사람이 본 적이 있다.

그걸 본 그는 좋아했던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 했었다.

맞는 말이었다.

그 말이 참 떠오른다.

그도 자신의 전 사람들을 덮어두고 잊는 것일까?

그중에서 그가 원해서 헤어졌던 적은 없었으니까.

 

 

 

나는 이 사람과 계속 함께 하고싶다.

나는 대개 한 사람하고만 깊은 관계를 맺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도, 4학년 때도, 중학생때도 그랬다.

그리고 첫 남자친구인 이 사람.

단순히 그런 삶의 메이트를 잃지 않고 싶은 마음에서 결혼이란 걸 생각할 만큼

내가.. 멍청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그도. 또 물론 다른 많은 기혼자들도 그랬겠지만.

어쨋든 나는 이 사람과의 시련과, 더 깊어질 시련도

내가 내 인생에서 마땅히 극복해야 할, 극복하고 싶은 과제라 생각한다.

감당하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그 부분은 원래도 내가 성장하고 싶었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의 성장배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힘들어하는 오빠에게 미안하다.

근데 그게 정말 사랑이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에게 행복을 돌려주고 싶은 목적과 태도는 아니지 않나?

먼저 얘기하건대, 내 이런 의심은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깊은 마음 속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불쑥불쑥 올라오는 형태의 의심은 아니다.

 

 

 

나는 이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부터 

당연히 만났어야 했을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한번도 누구랑 사귀어 본 적도 없었는데도,

이 사람에게는 어떠한 경계심도 들지 않았다.

그런 사람은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내 마음에도 주저할 여지 한 톨도 없었다.

우리는 만나자 마자 사귀는 것처럼 썸을 타고 금방 연애를 시작했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이 사람이 이 사람 그 자체일 때에 좋아해 본 적이 없었다.

처음 만날 때 부터 이 사람은 나한테 호감을 보였어서.

이 사람이 아직 나를 좋아하지 않는,

그 사람 그 자체일 때에 내가 그를 얼마나 좋아했을지 상상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을 향한 나의 마음 저 한구석엔 늘 작은 의문이 있어왔다. 

강렬하게 이 사람을 좋아하는가.

말이다.

그가 나를 아직 좋아하지 않는 그 사람 그 자체였을 때,

나는 이 사람을 얼마나 좋아했을까?

 

어차피 이 사람에게 건강 빼고 뭔가 딱히 바라지 않고도 만난다는 점에서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러면 글을 왜 쓰고 있겠어?

뭐가 그리 불편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겠냐고.

 

 

 

 

솔직해지고 싶다.

그 모습이 오빠가 싫어할 모습이라도.

더 솔직한 모습으로 더 가까이에 서고싶다.

나는 오빠를 아는데

오빠는 나를 몰라서 나를 떠올릴 수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들기 싫다.

오빠도 솔직한 내 모습이 싫은 모습일지라도 솔직하길 원할 것이다.

그치만 꿈에 나왔다는 얘길 할 수는 없잖아.

어쨋든 나는 꿈에 나왔던 것보다,

내가 오빠에게 내가 지금 뭐하는지 말 할 수 없는 것이 더 싫다.

그 꿈은 단지 내가 지금 느낄 수 없는 느낌의 부재를 알리는 것 뿐이다.

나도 참 이러는 꼬라지보면 역시 오빠가 나를 100% 믿지 못하는 걸 인정한다.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 비겁하다.

이런 모습이 오빠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지 않다고 느끼게 만든다.

 

 

 

이런 마음과 생각을 혼자 담을 수 조차 없어

오빠가 좋아하지 않는 곳에다 글을 쓴다?

이런 나라는 걸 알면 내가 아니라 오빠가 나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비겁하지만 나 혼자만이라도 나에게 솔직하자면

내가 불편한 것은

이 사람에 대한 마음이 가끔씩 뭔가 부족하듯이 느껴지고

그래서 그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약간의 마음에 걸림이 있다는 거지?

쓰고보니 뭐 대단한 거라고 이만큼 글을 썼나.

 

 

 

어차피 인생이 타인에게서 얻는 행복으로 살아갈 순 없다.

타인과 함께하는 행복으로는..?

그 상대에 따라 정말 다를까?

솔직히 궁금하긴하지.

그렇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고 아니면 스탑 뿐이다.

내가 선택할 것은 뻔하지만.

 

 

 

뭐가 그리 마주하기 두려웠나.

글을 쓰다보니 생각보다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와 나를 위한 내 할일에 계속 정진이나 하면 되겠다.

  • profile
    밤비 2021.08.11 08:51
    요즘 유산소 운동 어떤것 주로 하고 있어요?
  • ?
    탄탱이 2021.08.11 18:13
    to : 밤비

    담날 되니 별 거 아닌 것 같아 부끄러워서 글 지우러 왔다가 댓글 남겨요

    유산소는 예상하실 수 있듯 아무것두 안해요..ㅎㅎ

    가끔 하루 십분씩 스쿼트 하는 정도 운동만 하고 있어요


    쓸데없는 생각이 많았네용 오늘은 운동장에 뛰러 가봐야겠어요

    그러고보니 제 신발 중에 제대로 된 운동화 조차 없었네요;; 충격



  • profile
    밤비 2021.08.11 18:25
    to : 탄탱이

     유산소 운동만 매일 꾸준히 하면, 위 글에 나온 고민들 걱정들의 99퍼센트는 그냥 해결이 돼요. 


    유산소 운동법 자세한 것 궁금하면 언제든 전화 주세요 똑띠탄탱님^_*

  • ?
    탄탱이 2021.08.11 19:08
    to : 밤비

    무척이나 드리고 싶지만.. 전화드리려면 남자친구에게 거짓말할 결심과 책임이 필요해요ㅎㅎㅜ

    그리구 유산소 혼자 좀 해보고 전화드릴래요!

    밤비님과의 전화찬스는 소중하니까요ㅎㅎ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8.14 01:24
    가슴이 턱턱 막히고
    오바인지 알 오지랖을 떨고 싶어져요...

    글을 읽고 아팠어요 저는

    탄탱이님은 아프지 않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 ?
    탄탱이 2021.08.16 22:47
    to : 직진녀소피

    최근 느끼는 건데요,

    제가 좀 나쁠 정도로 긴장을 안하고 살거든요..

    원래 성격도 그런 편이었지만

    몇년 전 길게는 십년 전에 나름 힘들었던 일들을 겪고나니

    일상이라는 게 뭐랄까.. 노력, 치열함을 느낄 필요도 없는 것 같고

    물론 지금이 여유로운 환경인 것도 크게 한 몫하지만요

    그래서 지금은 평안하다고 할까요

    별 일 특별한 일은 없지만(제가 세상에 그런 태도로 임하기 때문이겠죠)

    험한 바다를 거치고 떠밀려 온 이곳은 조류없는 얕은 바닷가, 사람 많이 살지 않는 작은 섬 같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은 아프지 않아요

    이제 다시 슬슬 바다나 육지로 나갈 생각을 해야겠죠?

    그때되면 또 아플 수도 있겠구요

    새로운 걸 접하고 행복할 수도 있을거구요

    소피님의 마지막 한마디에 말이 구구절절 길게 나오네욬ㅋㅋ


    저 글은 제가 지금봐도 진짜 답답해요 ㅋㅋㅋㅋ

    이상한 꿈 꿨던 당일이라, 무의식이 당위성을 들추는 것 같더라구용

    제 마음 편해지기 위해 스스로 해명하고자하는 마음?

    제 과거 있었던 일들과 성격과 가치관이 저를 저렇게 생각하게 만들었겠죠?


    별 말 없으신데도 제가 이렇게 구구절절 입을 열게 만드신 걸 보니

    소피님 마음은 진심 1000%이신 걸 알 수 있어요

    소피님도 행복해질 방법을 앞으로 많이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말 안해도 그렇게 하실 소피님이시구요!><

    저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


섹스 상처. 섹스 서운해. 그가 미워. 다 말할래.

읽기 : '해적단' / 쓰기 :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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