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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번 생이 비구니였구나.




오늘 그와 깔깔거리며 오전 내내 땀 흘리며 운동을 했다.

어깨 운동을 한 그가 이것 좀 보라며 어깨 만져 보라며 소년 같았고,

“ 다람쥐! 열심히 운동하니까 얼마나 보기 좋아. ” 하는 말에 난 헤벌죽 소녀.

그는 언젠가부터 나를 ‘다람쥐’ 라고 부른다.

내 큰 앞니가 설치류를 떠올리게 하나보다.


그는 여자친구를 ‘비구니’ 라고 저장 해 뒀단다.

나와는 너무 다른 여자인 것 같다.

나에게 얼마간 그 여자의 칭찬과 험담을 했던 걸로 보면

그녀는 섹스에는 크게 적극적이지 않은

오르가즘을 잘 모르는, 책을 좋아하는, 지적인, 고집있는, 차가운

그렇지만 포용력이 있는

그렇지만 소녀같은 

그런 분.


다행이다 싶다.

나랑은 다른 사람이니 나도 갖고 싶겠지.

그리고 한 편으론 그가 얄밉다.

비구니와 색정녀를 양 손에 쥐고 있구나. 






나는 고작 한 달에 두어 번.

그녀가 당직인 주말을 차지하고 싶었을 뿐이다.

벌어야 할 돈도 많았고, 아이들도 돌봐야 하고,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너무 많아서

연애는 버겁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의 일정에 변화가 생겨

몇 달간 일도 안하고 그의 곁에 철썩 붙어 있는다는 걸 알게 됐다.

언제나 바쁜 그.

그런 그가 아쉬운 그녀.

이참에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 같다.

이참에 결혼이라도 하려는 것 아니야 씨발.


매주 목요일 오후 여유가 좀 생기면

그는 나를 집으로 불러내고는 했다.

오늘은 왜 집에도 가지 않고 나를 불러내지도 않느냐 물으니

여자친구가 상주중이래.


망할년.

처음으로 그녀가 밉다.


나는 그의 품에 안겨 잠들어 본 적이 없다.

나는 그의 품에 안겨 잠에서 깨어 본 적이 없다.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속이 너무 상한다.

러닝머신 위에서 분노의 질주를 했다.

내 분노가 무릎 위 중력으로 떨어져 콰앙 쾅 쾅.

코끼리 달리기.

마음이 아파서 무릎이 아픈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반한 이유를 굳이 꼽지 못하더라도,

혹은 꼽은 이유가 타당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그가 갖고 싶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사랑이든 탐욕이든 

지금을 인정한 뒤에야 다음 단계가 가능할 테니까.


“ 그럼 우린 한 달에 두어 번 어떻게 봐요?” 묻는 내 말에

“ 어떻게든 되겠죠. ” 라고 답하는 그.


불확실한 미래가 나는 참 싫다.

기다림이 나는 참 싫다.


선명한게 좋은 나는

벌써부터 지쳐.


예전엔 그의 자지를 한 번만 입에 물어보게 해 달라 해야지 설렜을 뿐이었고,

그 다음엔 안아줘요. 숨막히게 안아줘요.

그 다음엔 오르가즘 한 번만.

그 다음엔 일 년에 한두 번만 흐드러지게 안아줘.

그 다음엔 한 달에 한두 번만 흐드러지게 안아줘.


욕심은 자꾸 자라난다.

그의 예언이 맞아떨어진다.


그는 나에게 지금 상처 받으나 나중에 상처 받으나 똑같을 거라면

지금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어떻겠냐 

아주 그럴듯하지만 맘에 없는듯한 권유를 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이것 보라며 내가 말했지 않았냐며 변명할 거릴 남겨둔 것이겠지.


벌써 나는 상처가 나고 있다.

상처투성이여서 대수롭지 않을지 알았다.

나의 예언은 안맞았어.


나는 큰 착각을 하고 살았나 보다.

나는 사랑을 하지 못했던 거지 사랑을 받지 못했던 적은 없었다.

대수롭지않게 사랑을 뜯어냈다.

그 사랑을 먹어치우고

먹어치울 사랑 부스러기 조차 남지 않아 공허해지면

난 그 공허를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났다.


시시한년.

남자 없인 못사는 그런 년.


남자없이 못사는 나.

끊임없이 사랑받고 싶어하는 나.

이런 나는 무엇 때문일까.


알고있지 이미.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해.






후지다.


이것 또한 그녀와 내가 다른 점 중 하나 이겠지.









  • profile
    브리 2021.04.22 17:55
    여자친구를 비구니 라고 저장하는 남자라....

    싸대기 때리고 싶어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22 18:32
    to : 브리
    비구니라고 칭해져도 기분 나쁘지 않나봐요~
    사치안하고 소녀같고 이런칭찬쯤으로?
    그리고 엄청 잘하더라고요 여자친구한테
    나만 아니면 될거같은데 내가 문제에요...퓨휴
  • profile
    모솔인척 2021.04.22 18:08
    남자랑 연애를 안하시고
    그 여자랑 경쟁하시고 있으시네요...


    제가 그거 해봐서 아는데..

    그거 그 남자를 좋아하는게 아니에요.
    그냥 그 남자가 가진 상황이 매력적이라고 착각하는 거더라고요.

    뭐... 이미 소피님은 알고 계시니깐~
    오래 방황 안하실거라고 믿어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22 18:35
    to : 모솔인척
    여자친구의 존재 알기 한참 전 부터 폭 빠져있긴 했어요!ㅋㅋ
    저도 가끔 헷갈려요.
    사랑일까 경쟁일까.
    마음이 왔다갔다 해요.

    경쟁이여도 너무 좋으면 어떡하죠...ㅠㅠ
    아오 증말!
    상상만해도 오르가즘 범벅이에요 존나꼴려서 그것이 문제여요...ㅠㅠ
  • ?
    wi 2021.04.22 18:50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22 19:55
    to : wi
    사랑의 열병 혹은 경쟁의 열병이 지나가고 나면
    야광수업 링크를 보내줄 거에요.☺️

    "지금도 오르가즘이 다섯가지래.
    왜 유산소운동은 안해요?"
    돌려서 말하고 있고
    눈치도 챈 거 같고ㅋㅋㅋ

    저의 오르현장을 재난 목격하듯 목격하시고...

    아우 모르겄어요 저도...
    남들 스무살때 할 경험을 지금 하나봐요.
  • ?
    wi 2021.04.22 20:53
    to : 직진녀소피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22 21:00
    to : wi
    몸 가기 전에 마음부터 갔었어요!
    그래서 어허 나답지 않게 왜이러지 하면서
    한번 잡시다! 자면 마음이 짜게 식어요! 하고 한번 잤어요
    그리고 나서도 좋아서 계속 잤어요
    바쁘고 연애 생각없고 달에 두어번 오케는
    현실적인 상황이 그렇고
    진짜 욕심은 저 남자도 저한테 올인 하는 꼴을 보고 싶어요.
    엇 저 답하다가
    나도 모르던 내 속의 날것의 답 뱉어버렸다아...;;;
    그렇지만 저는 예전처럼 싱그럽지도 자유롭지도 못한
    애 둘 딸린 그리고 깨진 와인잔이기까지 한 이혼녀.
    분수파악 끝난거죵ㅋㅋ
    대체불가 매력은
    1. 날 막 함부로대하는 배포!
    2. 날 막 귀여워 하는 배포!
    압도당하고시퍼요오....
  • ?
    wi 2021.04.22 21:52
    to : 직진녀소피
     
  • profile
    공기 2021.04.22 22:39
    그녀와 자꾸 비교할 필요도없이 소피님은 여전사자나요!
    소피님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 오르가즘 느끼는 녀자!
    그걸 글로 적어낼 수 있는 녀자!
    얼마나 귀한데!? 그걸 몰라보나 정말!

    얼마전 쌤께 들었던 서예지의 반의 반틈만큼이라도 소시오패쓰가 되라는 거 생각나네요.

    유산소 운동 좀~~

    참 비구니도 아닌데 비구니가 되어버린 그녀도 짠하다.
    그럼 그는 땡중? 파계승? 여기서 제일 후진건 그 인거 같아요.ㅠㅜ

    저 분은 딜도 및 야동 대용 뇌발기용으로 쓰구
    제대로 된 와인병을 찾아봐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22 23:40
    to : 공기
    히히 식상해식상해
    끝없이 식상한 남자얘기.

    코로나 언제 끝날까요
    와인병 사냥 못하는게
    지금 제 난국에 제 일 원인인듯 으허엉.

    그렇지만 요즘 여전사언니들과 대화오르로
    행복해요.
    좋아요.
    밤에 누가 좀 안아주기만 하믄 딱 좋겄어ㅠㅠ
  • profile
    야광신문 2021.04.23 07:20
    https://youtu.be/ymvb-G9rZas?t=40s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23 15:58
    to : 야광신문
    ㅋㅋㅋㅋㅋ 아이 부끄러워라...
  • profile
    미야 2021.05.05 00:44
    소피님은 사랑스럽고 유쾌하고 아름다운분이에요~
    처음 뵈었던 그날 저를 향해 웃어주던 미소와 말과 행동이 아직까지도 기억이나고 또 뵙고싶은 그런 분이에요!
    그만큼 저에게는 강렬하고 사랑스러운분이라는게 직감적으로 느꺄졌어요.
    그럼에도 감히 소피님의 사랑을 모두 이해할 순 없지만
    소피님이 상처받지 않는, 받더라도 그 상처가 내가 생각한민큼민 아플 연애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사랑 많이 받을 자격있는 소피님
    소피님의 연애 응원할게요 ~ 화이팅!;)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6.13 01:42
    to : 미야

     아고 이 댓글을 왜 이제야 봤을까요ㅠㅠ

    미야님도 제게 너무나 사랑스러운 분이세요

    육감적인 몸매에 띵맞은건 말해뭐해요


    지금은 비구니남은 비상용떡친으로 어장행!

    연애는 좋은사람 나타나면 천천히 해보려구요~


    보고싶네요 미야님

    많이 바쁘신거 알지만 

    언젠가 급여유생기면 저랑도 와인데이트 고고해요!^^


섹스 상처. 섹스 서운해. 그가 미워. 다 말할래.

읽기 : '해적단' / 쓰기 :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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