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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2009년 겨울,

크리스마스의 밤에 있었던 일에 대한 글이다.

 

지금의 내 기억으론 그날은 유달리 추웠다는 생각이 난다. 당시 내게는 몹시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와 나는 조금 늦은 저녁 약속을 잡고 내가 살던 동네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이자까야 ‘국화’. 그 동네의 오래된 터줏대감 같던 그 식당 앞에서 우리는 만났다.

 

 

정확히 우리가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이 되자 그가 저 멀리서 걸어오는데 남색의 목도리를 아주 단단히도 두르고 있는 게 보였다. 크리스마스 며칠 전에 내가 그에게 선물로 줬던 바로 그 목도리.

 

그는 그 목도리를 목에 칭칭 감고는

내 앞에서 마치 패션쇼를 하는 것처럼

한 바퀴 돌아보기도 하고

 

괜히 그것을 풀었다가 다시 감기도 하며

어색하게 걸어보기도 했다.

 

어지간히도 그 목도리가 좋았는지 아니면 그 목도리를 준 사람이 나여서 좋았는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그는 그날따라 기분이 좋아 보였고 신이 난 듯 했다. 심지어 내 눈엔 그런 모습이 조금은 귀여울 정도였다. 그가 나보다 열 살이나 많았는데도.

 

그렇게 깜찍하고 짧은 목도리 패션쇼를 마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가끔씩 우리 둘이서 가볍게 술 한잔을 마시거나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던 술집 겸 밥집 이었다. 익숙하게 늘 먹던 메뉴인 구운 주먹밥과 잔치국수 그리고 따뜻한 사케 도쿠리를 시켰다.

 

그리고 그와 마주앉아 따뜻한 물을 마시며 몸을 녹였다. 나는 그렇게 그와 마주하고 앉으니 몸이 녹아 내릴 것 같았는데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에 들어와서인지 혹은 그와 함께 있어서 몸이 따뜻해진 것인지는 아직도 분간하기 어렵지만 그 느낌이 좋았다.

 

 

그때 우리는 무슨 대화를 나눴지?

 

아마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눴고 예수의 생일이지만 우리는 예수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신부가 되고 나서 처음 맞이하는 성탄절이었는데 그렇게 의미 있는 날의 마무리가 내가 될 줄은 몰랐던 기억도 나고. 

 

아무튼.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그는 오목한 작은 그릇에 국수를 덜어 먹기 시작했다. 그냥 채 썬 애호박과 당근과 얇은 오뎅이 듬성듬성 들어간 평범한 잔치국수.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그런 맛의 음식. 무엇 하나 특별할 것 없는 국수를 입으로 호호 불어가며 그 사람이 참 맛나게도 먹기 시작하는데 그걸 물끄러미 보고 있던 내 안에서 미묘하지만 엄청난 무언가가 갑자기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따뜻하고 깊은 그 무엇이

자꾸 자꾸 넘치게 또 울컥하며 솟는 느낌.

 

그의 젓가락질에 따라 가슴에 이는 울렁임.

 

그 사람이 국수를 그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 행복해하는 모습.

 

큰 눈을 반짝이며 웃는 얼굴.

 

뜨거운 국수에서 피어 오르는 뿌연 김.

 

조금은 웅웅 대며 울리던 가게의 소음.

 

그 사람이 맛있게 국수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모든 게 슬로우 모션이 걸린 것처럼 느리게 움직였고, 나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그 느낌에 그만 압도당해버렸다. 가게의 소음 속에서 우리 둘 만 그곳에서 분리된 것 같았다. 동시에 보이지 않는 따뜻하고 뭉클한 그 무언가가 내 주변과 가게 천장까지 가득 채우는 기분. 그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내 안에 피어났던 그 평화로운 감동. 시공간을 초월한 압도적인 행복감. 완성. 충만함. 그리고 동시에 느껴지는 왠지 모르게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까지.

 

아마 이 때였을 것이다.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느낀 것이.

그 이전의 그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그 이후로 그는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멸치 냄새가 나던 그 잔치국수가 트리거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나는 어린 시절 이후로 거의 처음으로 더 이상 바랄 것이 하나도 없는 완벽한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완벽했다. 더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완전한 행복감이 우리의 주변과 식당 전체에 가득해졌고 마침내는 문 밖에 큰 길까지 그것이 넘쳐 흐르는 게 느껴졌다.

 

그 행복감은 짜릿하고 맵고 자극적인 맛이라기보다는

심심했던 그 국수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고요함에 가까웠던 그 평화.

 

그렇게 나는 한참을 물끄러미 그가 국수를 먹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내가 아닌 타인이 밥을 먹는 모습을 보는 게 이토록 행복하다니. 그가 나한테 음식을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상대방이 먹는 걸 지켜봤을 뿐인데. 생각해보면 이 날의 경험은 좀 이상하기도 하다.

 

이렇게 둘이 마주앉아 밥을 먹는 게 처음도 아니었는데

어째서 그 때에 처음으로 내가 ‘사랑’ 이라고 부를 수 있을 법한 그것을 느꼈는지 그 이유는 아직도 의문이다.

 

그 순간에 그와 나의 경계가 잠깐 허물어져 그가 느끼고 있던 그 순간의 행복과 충만함을 나도 함께 느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미 경계는 허물어져 있었는데 자각을 그 순간에 한 걸까?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국수를 즐겁게 먹는 그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나도 웃으면서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도 역시 싱긋 웃으며 젓가락으로 주먹밥을 쪼개서 내 숟가락 위에 얹어주었다.

 

 

 

------------------------------------------------------------------------------------------------------------------------------------------

 

 

‘국화’를 오랜만에 가볼까 싶어 오늘 검색을 했더니 이미 작년 여름에 폐업을 했다고 한다.

 

조금은 아쉬웠다.

 

우리가 자주 갔던 그 식당이 이 세상에 없어졌다는 것이.

 

하긴 생각해보면 우리가 갔던 카페며 식당들은 죄다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했다. 그렇게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가게들처럼 그와 얽힌 나의 기억과 감정들도 허무하게 하나 둘씩 흐려지고 지워지게 됐다.

 

이건 나중에 있던 일이지만 그와 아주 많이 멀어진 이후 나는 죽을 정도로 공허하고 허무해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 허무함을 달래 보고자 가끔 남자들을 국화에 데려가 항상 똑 같은 메뉴, 잔치국수와 구운 주먹밥을 시키고 그 상대방이 먹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곤 했는데 그 누구도 그때의 크리스마스와 좁쌀만큼이라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 사람의 빈 자리,

그걸 느낄 때마다 견딜 수 없이 슬퍼지고 비참해져서

그 이후로 나는 굳게 마음을 먹고 다시는 그 어느 누구도 국화에 데려가지 않았다. 내게 그 사람은 참 절대적이고 대체할 수 없는 존재라는 믿음을 국화에 갈 때마다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나의 그 믿음조차 어디로 갔는 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그때 내가 아직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 평범한 잔치국수를 이렇게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지.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이 느낌이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멀어지게 될 지.

 

내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것들이 어떻게 사라져갈지를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영원히 그 자리에 머물며 그 동네를 지킬 것 같은 ‘국화’가 폐업을 한 것처럼, 사람의 관계 역시 어떤 정해진 유효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망가지고 썩고 또 사라지는 게 세상의 법칙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 법칙은 마치 중력처럼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힘처럼 느껴졌다.

 

 

사실은 좀 허무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뜨겁고 아팠던 일들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게 돼서 허무하고, 생생하게 죽는 날까지 간직할 것 같았던 추억들이 이제는 잘 생각이 안 나는 것도 허무하다. 홍콩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랑에도 통조림 같은 유효기간이 있는 건지, 아니면 애당초 사랑이 아니어서 이렇게 변한 건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곱씹어보면 놀랍도록 꽤 허무하지만 그래도 이 일은 시간을 들이고 내 손으로 공들여 써서 글로 남길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유년기 이후 처음으로 가장 사랑 근처에 가 닿았던 순간, 그냥 평범했던 순간이 아무 예고도 없이 국수 하나로 연금술처럼 경이롭게 바뀌었던 순간이니까.

 

그 공간에 넘쳐 흘렀던 보이지 않던 그것. 정말이지 그것은 멸치 맛이 나던 잔치국수의 연금술이었다.

 

물론 이 일 역시 시간이 지나면 내가 완전히 다 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에 다시 글로 적어서 남겨본다.

 

 

 

나는 잔치국수가 일순간 사랑으로 변하는 기적을 체험해보았다. 그리고 그 기적은 오로지 그 순간 속에서만 잠시 영원했다.

 

 

 

 

 

 

 

 

 

 

 

  • profile
    공기 2021.03.24 13:47
    해적선에는 작가분들이랑 시인분들로 가득하네요.

    글을 읽는 잠깐의 순간이지만
    저도 마치 크리스마스 의 그 '국화'를 가득 채운
    사랑을 느껴본 것 같은 고런 기분이 들었어요.
    잔치국수가 이렇게 맨도롱 또똣한 음식이었다니.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랑을
    감각을 아직 남자에겐
    느껴보질 못했구나 깨달았어요.

    앞으로 잔치국수 먹을 때마다
    브리님 에피소드 생각날 것 같아요ㅎㅎ
  • profile
    밤비 2021.03.24 22:16
    to : 공기

    '맨도롱 또똣'이라는 독창적인 표현을 어떻게 이렇게 시의적절하게 발사할 수가 있는 겁니까 공기님은 *.*

  • profile
    브리 2021.03.24 22:54
    to : 밤비
    이걸 캐치한 선생님도 .. 크으.. 매의 눈이시네요
  • profile
    공기 2021.03.25 14:40
    to : 밤비
    으잉??
    맨도롱 또똣 이거 저 드라마 제목 표절한거에요
    ㅋㅋㅋㅋㅋ

    혹시 보신분 있으시려나....
    제주도 배경에 김선아가 시한부 여주로 나왔었는데
    제목이 넘 인상깊어서 자주 막 갖다 붙여요ㅋㅋ
  • profile
    브리 2021.03.24 22:54
    to : 공기
    멘도롱또똣.. 딱 맞는 표현이네요 공기님 :)
  • ?
    wi 2021.03.25 11:02
    to : 공기
     
  • profile
    브리 2021.03.25 11:34
    to : wi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운동일지에서도 느꼈지만 공기님의 언어는 그 독특한 맛이 있어서 좋아요.
  • ?
    wi 2021.03.25 11:00
     
  • profile
    브리 2021.03.25 11:36
    to : wi
    생각해보면 정말로 말랑말랑 했던 순간이었어요 ㅎㅎ
    이런 순간을 느껴볼 수 있어서 그래도 저는 운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
  • profile
    최조아 2021.03.25 15:07
    to : 브리
    신부님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파요.
    저도 신학생을 사랑했던 여자로서, "오로지 그 순간 속에서만 잠시 영원했던 그 기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너무나 적확하다고 감탄해요.
    한편으론, 사라져버린 그 순간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어떻든, 실재했던 순간이잖아요. 실재성은 관념이 아니라 물리적 실체이고, 과거로서 변할 수 없고, 영원하다고 생각합니다.
  • profile
    브리 2021.03.25 23:40
    to : 최조아
    조아님 과거에 신학생과의 이야기가 있었군요.. 그 분은 끝까지 버티고 서품 받으셨나 궁금해지네요.

    참 그 순간 속에서만 영원한거였어요.
    이렇게 시간이 지난 후에 알게 되는 것들이 있네요.

    나중에 괜찮으시다면 조아님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 profile
    져니 2021.03.25 13:45
    브리님글 보면서 잠깐 천국 다녀왔어요 으헝.


    누군가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흘러넘칠 수 있다니 여신일세 브리님은.....


    그러고 보면 누군에게 먹는 모습을 보이고
    그걸 본다는 것은 아주 내밀한 교류 같아요.


    전 누가 먹는 모습으로 이렇게 충만해본적은
    없는데 반대로 누가 싫어지면 하나 같이
    먹는 모습이 처먹는 걸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 역시 누군가에 먹는 모습 잘 안보이기도해요
  • profile
    브리 2021.03.25 23:43
    to : 져니
    여신ㅎㅎㅎ
    근데 저도 그래요.
    누가 먹는 모습을 보는 것조차 싫은 경우가 있어요.
    식탐이 넘 많은 경우?

    생각해보니 먹는 것과 먹는 행위는 참 많은 걸 함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용.
    보통 관계가 사람들이 일단 뭔가를 같이 먹는 것으로 시작되지 않나 싶어요.
  • profile
    모솔인척 2021.03.25 15:58
    저도
    보기만 해도 귀엽고 눈물나는 존재가 두명 있는데.

    한명은 우리 아빠고
    한명은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요.

    막 보고 있으면.
    이런게 어디서 튀어 나왔나 싶어서
    막 꼭 안아서 터트려 버리고 싶은 그런 느낌이거든요.

    할머니처럼
    손으로 김치을 찢어서 밥 위에 올려주고 싶고 그래요.ㅎㅎ


    브리님에게 이렇게 확실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주고
    언젠든지 이 비슷한 감정을 가지게 될때 알아차릴 수 있게
    해준 멋진 남자와 이 기록.

    사랑이라는
    단어가 늘 복잡한 저에게 너무 아름다운 교본이 되는 것 같아서
    기뻐요!

    좋은 감정 글 공유해주셔 감사해용~>.<
  • profile
    브리 2021.03.25 23:49
    to : 모솔인척
    모솔님이 말한 할머니 같은 그 마음 뭔지 잘 알아요ㅎㅎㅎ
    흐뭇~~하죠 일단.

    그리고 저도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1도 모르지만 이때의 경험이 어떤 기준이 되어주는 것 같기도 해요.
    참, 저때 멋있었던 그 남자는 나중에 제 뒷통수를 치고 도망가지만 어쨌든 적어도 '그 순간'에는 제게 완벽했어요.
    ^^ 반전이 있다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5 23:54
    to : 브리
    반전이라니.....
    언제 올라오나요

    아 해적선 승선해서 챰 다행이다.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5 23:03
    가질 수 없는 누군가를 끌어안고
    속에서 끌어나오는 기괴한 울음소리를 삼킨 기억이 나네요.

    나는 사랑하지 못하는 인간인가 고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구나 깨닫고
    비겁하게 도망친 제 자신의 변명이였구나.

    브리님의 사랑고백에
    뜨거운 그때 감정이 부끄럽지 않아졌어요.

    아아 쇠주먹고싶다악.
  • profile
    브리 2021.03.25 23:54
    to : 직진녀소피
    아아.. 소피님의 그 사연 역시 알고 싶어요...
    누구였을까요 그 상대는ㅠ

    나중에 서울 오시면 한잔 하러 가요.
    맥주 한 잔의 비루한 주량이어도 괜찮으시다면 ^^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6 00:14
    to : 브리
    콜콜콜!!!
    제가 급하게 마시니
    얼추 맞을거에요.

    먼저 기어갈지도 몰라요!
  • profile
    져니 2021.03.26 09:39
    to : 직진녀소피
    저 여기 낄래요....아잉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3.26 10:14
    to : 져니
    저희는 우선 둘이 만나야할듯
    브리님 봉변 무엇ㅋㅋㅋ
  • profile
    신이다 2021.03.28 16:55
    저는 안좋은 일을 기억하려는게 강해서 아예 잊혀진 느낌이 좋더라고요 열심히 산거같아서요 잊고 나서 기억하면 아름다운 추억되더라고여 유년기 이후 사랑이 몇년 지났는지 모루겠지만 새로 사랑이 빨리 찾아오면 또 글 올려주새요~~~
  • profile
    브리 2021.03.31 11:20
    to : 신이다
    이런 기적을 다시 맛본다면 꼭 해적선에 글로 남길게요 ㅎㅎ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 ^^
  • profile
    금선 2021.03.31 13:05
    온전히 '사랑'이라는 감정 체험을 감상하셨군요.

    제가 요즘 느끼는 사랑은
    가슴이 미어지는 감정이에요.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몰려올 슬픔을 예감했어요.

    너무 따뜻하고 좋으면
    또 그게 금방 차갑게 식어버릴 수 있다는 미래잖아요.
  • profile
    브리 2021.03.31 20:56
    to : 금선
    가슴이 미어진다는 그 말이 무엇인지 공감이 가요..
    칼로 꼭 살을 저미지 않아도 아픈 그런 느낌 맞죠?

    저는 헤어지고 거의 반 년을 매일 밤마다 울고, 늘 휴지를 갖고 다니며 공강시간에 학교 근처에 있는 빈 성당에 앉아 몇 시간이고 울었던 기억이 나요.

    금선님 댓글에 눈물이 가득하네요ㅠ 근데 저도 그랬어요.
    좋았던 만큼 슬픔이 밀려와 삶을 다 쓸어버린 경험이 올 줄이야.

섹스 상처. 섹스 서운해. 그가 미워. 다 말할래.

읽기 : '해적단' / 쓰기 :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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