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3 00:44

찌질한 인연 이야기

조회 수 124 추천 수 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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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들지 못하고 정신연령이 중2에서 멈춰버린

성인의 중2병은 정말이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곤 한다.

별 거 아닌것도 별 거 인 듯 확대해석하기.

자격지심에 피해망상.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한 중2병 환자는 어느날

내가 선택해서 나만의 새로운 가족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연애나 결혼은 아니었다.

그만한 걸 새로이 시작할 용기가 없었기에.

 

 

마침 옆에는 언니와 절연하고 가족들과 단절되어 

새로운 언니가 필요해보였던 친한 친구가 있었다.

 

그래 너로 정했어!

 

이건 뭐 포켓몬스터 잡는것도 아닌데

 

 

 

 

그년이 처음부터 나를 개무시했던건 아니었다.

멀리서 가끔 만나는 관계일 땐 그렇게 똑바르고 좋은 친구일 수가 없었다.

 

문제는 내가 내멋대로

서로 동등한 친구관계가 아닌 

내맘속에선 내 동생으로 가족으로 삼아버렸을 때 일어났다.

 

 

평생 갈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

같은 곳에서 살았다.

무려 5년간. 연고지도 따라다니면서.

 

 

이상하게도 내딴에는 좋은 마음으로 다가갈수록

그년은 지멋대로 성질을 내고 막대하기 시작했다.

 

더더욱 이상하게도 나는 버림받지 않기 위해 찌질하게 매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나의 갈곳 없는 불안과 절박함이 폭력이 되어

그년을 숨도 못쉬게 옥죄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눈치보고 잘못하지도 않은 걸로 사과하고

혹여 기분이 나빠보이면 뭐라도 갖다 바치고

용서 받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암튼 뭐 그런거 있지않은가?

을이 갑에게 바치는 전형적인 행동들.

 

솔직히 본인도 하면서 다 알았을텐데.

나한테 그럴만해서 그랬다고 하는건 진짜 추한 변명이지.

 

 

 

 

근데 내 쪽에서 도저히 이 개똥같은 관계를 놓을 수가 없었다.

 

이 관계가 아니면 내가 없었기 때문에.

나의 인생이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좁고 좁은 세상이었기 떄문에.

 

지팔지꼰 인생 꼬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 법인가보다.

 

 

 

암튼 나도 보살은 아니었기에 점점 반항을 하기 시작했고

수동공격을 하곤 했고 사이는 나빠졌고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그년은 침묵으로 나를 벌하곤 했다.

벌이었는지 아님 나한테서 도망친건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는 침묵이 아니라 없는 사람 취급했다.

이건 진짜 당해본 사람만 아는 빡침이다.

대놓고 쌍욕하고 때리면 바로 손절이라도 하지.

지 KIBUN 상할 때마다

나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는 이뻐죽던 내 고양이도 똑같이 없는 존재 취급이었다.

 

동물도 다 안다. 감정도 있다.

고양이도 슬프면 운다.

 

또라이 같은년.

 

 

 

 

인연이 다 했을때도

정확히 마무리를 하는 게 아니라

 

 

같은 직장 같은 집에 엮여 있는 상황 속에서

어느날 갑자기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나에 대한 반응을 모조리 끊어버렸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집 재계약 날짜는 다가오는데 집주인은 나한테 연락해대고

문자 편지 육성 전화 아무것도 반응을 하질 않지

출근 해서는 경멸의 눈빛으로 못잡아먹어 안달이고.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그 때는 세상 끝장난 줄 알았다.

 

 

정상적이라면 이쯤에서 서로 헤어지는게 맞을텐데

그랬더라면 나도 좀 덜 찌질해질 수 있었을텐데

 

 

 

 

그년이 나에게 날려준 빅엿은

 

그 후로 1년동안의 집 계약 연장.

 

연장 안해도 되는데 왜 연장하는지도 의문이거니와

내 전재산인 보증금도 못 내놓는다.

어떻게든 융통해서 보증금 내줄테니 혼자살게 나가달라 해도

이사비와 복비까지 얹어주지 않으면 안나간다는 심뽀에

처음에는 나도 이 끈을 놓지못해서 

좀 더 같이 살다보면 화도 풀리고 용서받을수도 있지않을까 망상을 했더랬다.

 

고양이가 있어서

나혼자 나가서 살지도 못하고.

본가도 사정상 갈수가 없고.

 

 

 

와중에 

고양이가 갑자기 식음을 전폐하고 쓰러졌다.

내가 제대로 케어를 못해준것도 있겠지만

고양이로서도 평소에 엄청 예뻐하고 보살펴줬던 인간이

갑자기 없는 뭣 취급하니까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았던 거였다.

 

바보같이 고양이는

닫혀있는 방문 앞에서 끝도없이 울어댔다.

 

자기 좀 봐달라고... 왜 봐주질 않냐고....

 

 

꼭 나같이 나대신에 울어대다가

나 대신에 상처받는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고

 

 

동물에 너무 감정이입하는거

어쩌면 미련하다고 이해 못할 수도 있다.

어떤 이에게는 가족보다도 소중한 존재가 될 수도 있는거다.

인간과의 교감과는 또다른 교감의 세계가 있다.

 

 

참 개복치 같이 예민한 동물같으니라고;;;;;;

스트레스로 며칠만에 급사할 수도 있는 동물이 바로 고양이;;;;;;;;

 

아니 말도 못하는 동물이 뭘 안다구.

그럴거면 제발 헤어져달라고 미친년아

 

별다른 약도 없어서 병원가서 수액 맞히고 살아나길 기다리면서 

새벽 쉬는시간에 짬내서 나와서 약먹이면서 

축 늘어져있는 고양이를 붙잡고 울었다 ㅡㅡ;;;;;;

니가 가면 나도 간다고;;;;;;;;;;;;;

 

 

그냥 존나 울었다.

드라마퀸 갬성;;;;;;;;

 

 

 

 

 

그 뒤로는 나도 미련이 싹 없어졌다.

 

대신 그 빈 자리에

갈 곳 없는 분노가 화가 억울함이 마구마구 차올랐다.

혼자만 미쳐서 혼자서 삭이고 울고 

 

고작 1년이었지만 나한테는 지옥같았다.

그 후로 계약 종료될 때까지 

뭔 정신으로 버텼는지 모르겠다.

 

 

 

 

아아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아아무에게나 아아아무렇게나 내 억울함을 쏟아낸 탓도 있었다.

이게 뭐 일반적으로 이해받을 문제도 아니었거니와

딱히 뭔 말을 한다고 해결이 되는것도 아니었다는 걸 지금은 안다.

 

 

무시하면 너도 무시하고 그냥 살아. 1년만 참으면 되잖아.

 

 

근데 그게 그렇게 살아지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걸까?

그냥 살면 되는건데.

그 1년이 얼마나 아깝니?? 어휴

 

 

이름만 다를 뿐인 어느 관계이더라도 다 똑같다.

사랑하는 연인 부부

부모 자식

기타 등등등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다.

관계의 중요도를 정하는 건 타인이 아니라 나자신이었다.

 

 

내 미니어쳐 세상이 말 그대로 와장창 무너져버렸는데

힘든 게 당연했다.

 

누가 나를 위로해줘야 치유되는게 아니라

걍 내가 나를 알아주면 되는거였다.

 

 

 

 

 

근데

 

 

그렇게 요마만한 메추리알을 톡 깨고 나왔더니

 

 

더 큰 세계가

새로운 감정과 관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써놓고 보면 참 너무 별것 아니고 찌질해서 부끄러워지는

그치만 나는 심각했던 이야기

 

To be continued.....

  • profile
    밤비 2021.03.23 08:59
    대단한 사이코패스에게 잘못 걸리셨네요>.<

    하지만 갈등이 심각해지기 이전부터 힌트는 이미 여러차례 빨간불 신호등을 깜빡였던 것은 아닐지...
  • profile
    공기 2021.03.23 17:26
    to : 밤비
    넹 글에도 썼듯이 걍 지팔지꼰이죠머!

    바로 눈 앞에 있는거 밖에 볼줄 몰라서 그랬던거 같아요.ㅎㅎ

    사실 글 쓰면서 깨달았는데
    더이상 분노가 남아있지는 않았더라고요.
  • profile
    모솔인척 2021.03.23 10:55
    아...
    참 이게 ㅜㅜ
    연애에도 이렇게 적용되는 것 같아요.

    집착하는 순간부터 이렇게 불행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거리두기가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ㅜㅜ
  • profile
    공기 2021.03.23 17:28
    to : 모솔인척
    맞아요!!

    놀랍게도 첫 연애에서 제가 반대입장이 되어보고서야
    제잘못도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모솔님 표현이 적절해요
    관계에도 거리두기 참 중요한가봐요!
  • profile
    브리 2021.03.23 12:53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ㅠㅠ
  • profile
    공기 2021.03.23 17:29
    to : 브리
    그러게요.
    사랑이란 뭘까요??

    흔히 희생 배려 뭐 이런것들을 이야기하지만
    뭔가 다른게 있는 것 같죠?

    혼자한 사랑은 사랑이 아닌것인데요ㅠ
  • profile
    브리 2021.03.23 20:14
    to : 공기
    아까 공기님 글 읽고 버스에서 생각했는데
    인간은 과연 사랑 이라는 개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어요ㅠ.

    사랑이란 뭘까.. 에 대한 의문이 언젠가는 해소됐음 좋겠어요.
  • profile
    져니 2021.03.25 13:59
    진짜 그 친구년 진짜 개년이네요.....


    공기님 제가 최근에 엄청
    좋아하게 된 단어가 있는데
    '이원성'이라고.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있고
    상처가 있어야 치유도 있고.


    좆같은 일 겪어봐서
    좋은 일에 두 팔 200퍼센트 열고
    즐길수도 있고.



    앞으로 공기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무럭무럭 생길거에요.


    공기님이 이미 하드코어한
    관계농사를 한 번 지어봤으니까.
  • profile
    공기 2021.03.25 14:49
    to : 져니
    앗 맞아요!!
    그걸 이원성이라고 하는군요.

    음이 있어야 양도있고
    슬픈만큼 행복도 있고
    한참 늦게서야 알았지만
    평생 모를뻔한거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고요.ㅎㅎ

    신기한게 그런 관계를 겪어보고 나니깐
    아 내가참 시야가 너무 좁았구나
    아 오히려 좀 더 겪어봐야겠구나
    그래야 더 알겠구나 그런생각이 들긴해요.

    뒷이야기는 이어진다기보담
    연애 실패담(?) 입니다 ㅠㅜㅎㅎㅎ
  • profile
    져니 2021.03.25 14:00
    근데 2탄 언제 주셔요....
    현기증나뇨

섹스 상처. 섹스 서운해. 그가 미워. 다 말할래.

읽기 : '해적단' / 쓰기 :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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