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0 20:26

# 1 깊은 물속에..

조회 수 148 추천 수 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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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깊은 물속에 무언가 보인다.


아른아른 그 무언가가 보인다.


들어가서 꺼내오기에는 너무 깊고 귀찮다.



나는 나로 들어가는 작업을 10대때 많이 해봤다.


우울할 때 뭐 건질만 한 것이 없는지 쓰레기통 뒤지듯 나를 고찰했지만



십년에 가까운 그 작업들은 대개 아무 쓸모가 없었다.



그걸 정말 잘 알지만,
요즘같이 한심하게 사는 데는 저 안에도 답이 있을 것 같아서.
꺼내오지도 않을거면서


쪼그려 앉아 괜히 물가를 들여다 본다.





# 2 


오늘 밤비님 블로그에 올라온 글. 
에 이런 부분이 있었다.


그녀들은 기본적으로 늘 우울한 기분에 푹 젖은 채로 살아가고 있다. 길에서 잠깐 마주친 시간 정도로는 그 공허한 표정을 발견할 수 없다.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시간으로도 부족하다. 술 한 잔 함께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면 그 표정을 목격할 수가 있다.


용손과 고빠로부터 돈 받는 날에 짜릿한 희열을 느끼곤 하는데, 그건 비로소 생활비를 받아 겨우 숨통이 트이는 기쁨이기도 하겠지만,


상대를 만족시켰다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느끼는 해방감이기도 하다. 작은 해방감. 곧 다시 옥죄어 올 불안과 강박의 감옥 밖으로 탈출한 적 없는, 그 안에서의 작은 행복.
"



이건 내가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가.





나는 10대 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나는 최소한으로 살고있다고.




이 말은 나를 가장 오래전부터 꿰뚫는 설명이다.

그렇게 사는 데에 당연히 매일 거부반응이 올라오지만 그렇게 말고는 살아본 적이 손에 꼽는다. 

내가 그리워하는 드문 기억들 마저도 순전히 나의 의지로 그렇게 된 것들은 아니었지.




오늘 읽은 밤비님의 글처럼,


다른 누군가가 숨 쉰 흔적을 보는 것만으로 아주 최소한의 괴로움은 달래진다.



나는 
물 속에서 바위에 붙은 작은 공기방울을 겨우내, 


마시며 숨을 붙여가고 있는 것이다. 


수면위로 올라가지는 못하고.



위로 올라갈 때 가벼워지는 수압과 온도.


머리털부터 발끝까지 온 몸으로 낯섬이 느껴지겠지



커튼 뒤에서 준비만 하는 만년-인생-준비생. 







사실 이런 글을 남기기도 싫고 올릴지 말지 고민 중이다.


부정적 에너지를 흩뿌리는 그저 그저 똥글.


이곳에서만큼은 이기적이게 굴고싶지 않은데.







조언을 바라고 쓰는 글은 아닌데


이 글을 남기고 싶은 이유는 몇 가지 저 비유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럴 필요가 있을까?


이분들이 나의 부정적 감정을 공유받아야 할 이유가?


당연히 없지.


솜노트로 가자.


다만, 비워내니 에너지는 채워진다.


적어도 지금 해야 할 샤워에는 핑계를 대지 않을 수 있겠다.


아무 생각없이 씻으러 들어갈 수 있겠다 이말이다.







다시금 느낀다.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는 무엇도 잘해낼 수 없다.


부정적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원인을 생각해본다던가 하는 다른 무엇도 필요없다


미련이 남지 않는 마음 상태, 행동이 하고싶은 마음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그걸 몰라서 이러고 있는거지만.


이렇게 질질 새는 걸 좀 닦아내는 것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구구절절 이야기 해봤자


방법은 행 동. 행동 그 뿐이다.


결국 그 뿐이다.

  • profile
    밤비 2021.10.10 20:48
    '나는 나로 들어가는 작업을 10대때 많이 해봤다. 우울할 때 뭐 건질만 한 것이 없는지 쓰레기통 뒤지듯 나를 고찰했지만 십년에 가까운 그 작업들은 대개 아무 쓸모가 없었다.'

    라는 진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그토록 드물어요. 도시현대인들이 심취하고 있는 것 대부분이 쓸모가 없는데, 그걸 감지하고 간파해내는 것 자체는 소중한 체험입니다.

    그 지점에서만 시작할 수 있는 움직임이 따로 있어요.

    탄탱이님은 그 경지에 도달하였어요:)
  • ?
    탄탱이 2021.10.10 21:19
    to : 밤비

    그걸 아는 지금조차도 사실은 방향성을 잃은 상태에요ㅎ

    경험이 없고 쌓지도 않으니 욕구와 욕망을 구분할 줄도 모르고, 하지도 않아요


    10대때부터 ‘의미있는 것, 남는 것을 하고싶다’, ‘최소한의 삶을 살기 싫다’ 이 두 줄의 생각이 변하지 않은 채로 간간히 떠올랐는데요. 게으름, 책임감부족, 망해도 개의치않음 다 가지고 있어서 아직두 제대로 실천을 못(안)하고 있어요


    요즘 자기효능감이나 감정적으로 바닥이라, 일단은 핸드폰부터 끊으려구요. 아주 쉬운 것들에만 뇌가 절여졌어요.

  • profile
    모솔인척 2021.10.18 23:35
    https://m.blog.naver.com/moonlight_er/221727205923

    탄탱이님에게 가장해주고 싶은 말이 뭐가 있을까
    꽤 고민 했는데, 이 작가의 인터뷰면
    똑똑하고 천재 탄탱이님은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섹스 상처. 섹스 서운해. 그가 미워. 다 말할래.

읽기 : '해적단' / 쓰기 :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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