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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쌤과 암초에 대해 통화 후 썼던 날것 버전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_reprise






나는 잡념이 너무나 많다.

 

일상 생활과 일 모두 똑부러지게 해내지 못한다. 완벽하지 않다. 나는 실패한다. 영원히.

 



사람들과 관계맺는것도 잘 하지 못하고

무리에 껴 있으면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한다.

나는 말을 조리있게 할 줄도 모르고 분위기 파악도 못한다.

눈치도 없고 말이 안되는 소리만 한다.

사람들과 소통하는것이 괴롭다.

 

고 느낀다.

 

밤비쌤은 말씀하셨지...


심리나 정신분석학적으로 (명사로?) 이름붙여진 수많은 병증은


사실은 행동패턴에 대한 핑계에 지나지 않다고..

 

사실 나와 아주 비슷하면서도 나보다 더 순수했지만 그래서 더 약지는 못했던 친구가 있었다.


유치원때부터 알았던 소꿉친구였고 한때는 베스트 프렌드였다.

 

목소리가 꾀꼬리 같았고 노래를 잘 불렀다.

둘이 만나면 이야기가 생겨났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공통점으로 우리는 친구가 되었지만 내심 그런 그녀가 친구인 것이 못마땅하기도 했다.


그애는 너무 순수했고 못생겼었다;; 나도 참 못된 인간이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우리는 학교가 갈렸고, 나는 이를 악물고 학원 좀비가 되어 공부에 매달리는 척 했다그 친구는 적응을 잘 못하는 듯 했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약사였다

나보고 약사를 하라고 했다.




 

나는 재수를 해서 약대를 들어갔다.

친구는 공부에 좀처럼 집중을 못했던 것 같다.


그애를 친구 어머니는 너무나도 과보호 하는 한편으로

혹독하게 기대하고 몰아쳤다. 너무 극단적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의 이성은 어머니의 살인적인 애정에 질식사하고 말았다.

 

 



대학 진학해서도 문자로는 간간이 연락하는 사이였는데

갑자기 나한테 헛소리를 하거나 욕짓거리를 보내거나

말이 안되는 소리를 했다.




 

아니 얘가 미쳤나 왜이래??

 

근데 그랬다.

 

진짜로 그 애는 미쳐버렸다.

 

 

조현병이었다.

 

 

그당시 나는 적당한(?) 우울증의 한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에

그애를 돌봐줄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고


 

천천히 친구의 손을 놓아버렸다.

약간은 죄책감이 느껴졌지만 사실 시원함이 더 컸다.

 

 

수년 뒤 친구 어머니의 부탁으로

잠시 약국 알바를 하며 친구를 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다.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친구는 약을 복용하며 그때보다는 나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그애는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친구 어머니는 친구를 애기라고 부르며 애기 취급했다.

 

그 애는 그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애기가 되어있었다.....








 

그 애는 나였다.






나의 그림자였고 

나의 가장 안좋은 미래였고 

과거였다




지긋지긋했고 끔찍했고 거기서 벗어나야만 했다.

 

그래서 다시 떠났다.

 

그 애가 싫고 미운 만큼 그애 어머니도 미웠다.


나에게 당부하며 그애를 보살펴달라고

친하게 지내달라고 했다. 이기적이었다.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난다.

 

내가 그 애를 보듬어 주었다면..........

 





내가 이 얘기를 왜썼지??


요컨데,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패배자는 죽거나 미치거나.

 

그러니까 나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선생님이 본 나는

타인이 본 공기는

소통하는 데 그렇게까지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고 했다.

 

 

적어도 해적선에서는,

강의를 듣는 현장에서는 편안해보이고 대화하는데도 어려움 없어보이며 횡설수설하거나 중언부언하지도 않는다고...




 

그렇다면 나는 왜


현실이 그렇지도 않은데 그렇다고 여기며 나를 깎아내리려고 하는 것일까?


왜 나를 단점 투성이의 엉터리같은 인간으로 낮춰야만 안정감을 느끼는 것일까??

 

왜 실패하고 싶어할까???????

 

사실 나는 실패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도 성공을 하고 싶어 하는것이다.

 







완벽하게 성공한다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그것을 포기함으로써 언제나 항상 실패를 예정한다.

 

 

그리고 나의 실패에는 그럴 수 밖에 없는 핑계가 항상 존재한다.

 

 

 

'포기하면 편해'

 

 

'농구가 하고 싶어요 안선생님...'

 

 

 

 

내가 일상 생활을 잘 하지 못하는 것

직장에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는 것

 

나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 뿐이다.

 

그래서 그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것이다.

 

 

 

 

생산과 소비.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비하는 삶을 살며 삶을 소비한다.

tv를 보고 영화를 보고 좋은 차를 사고 넓은 집을 산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를 만든다.

글을 쓰고 음악을 연주하고 그림을 그린다.

 

생산하는 삶창의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

삶의 한가운데에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사람.

 

 



 

나는 충분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지만 포기했다고 말한다.

 

미대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약사가 되어 월급을 타서 

그걸 모아서 미대에 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클래식은 어렸을때부터 훈련해야만 커서도 할 수 있듯이

 

미술 또한 그러하다고 생각해보면 어떤가??

 

 

 

 

근데 그러나 but!

 

나는 동생의 느린 실패와 암전을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포기했던것 같다.

 

동생은 공부를 거부했고 장녀인 내가 공부를 했던 덕분에

동생은 미대 입시를 통해 미술 대학에 진학했다.

 

홍대 미대를 못들어간 것은 실패였다.--

 





동생은 솔직히 나나 엄마보다 회화적 재능이 없다.


대신 어렸을때부터 아이디어가 뛰어나다거나 창의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순수 미술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영어 공부에 매진해서 스펙을 쌓았지만 

원하는 대학원 진학에도 미끄러졌다.



 

교수님 추천으로 들어간 회사에서는 

실력과 아이디어가 부족하고 

손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탈모증이 오고 흰머리가 생겨났다.

 

 

동생은 정신적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생계가 죽어가니 꿈이 죽어갔다.

 

왜 나한테 했던것처럼 본인에게 공부시키지 않았냐고 엄마한테 되려 화내기도 했다차라리 공부를 해서 이과를 갔더라면 취업을 쉽게 하고 돈도 쉽게 벌었을텐데 하고...

 

 

가지 않은 길인가보다.

 

 

동생은 친한 선배가 세운 스타트업 회사로 옮겼다.

이전 회사보다 안정성은 떨어졌지만 마음은 편한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도 기본적으로 본인이 시각 디자인에 맞지는 않는다는 시각에는 변함이 없는것 같고 회사 생활에도 사회에도 전부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지만

 

미대에서 평생의 반려를 만나 결혼한 지금은 모르겠다.

 

연봉도 올랐고 이전보다 안정되고 교회에서 광명찾아 괜찮은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 같다경력을 더 쌓고 나면 직접적으로 디자인 하는 것보다는 인력 운용하는 일을 하고싶다고 말한다.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너무나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나는 동생에 비해서 창의적이지 않았다.

엄마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랬다.

 

 

그래도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아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살아남을 만큼 충분히 창의적이지 않다.

 

 

내가 이 모든 것들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그것은 현실이 현실이 아니기 때문.

내가 살고 싶은 삶이 아니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나는 현실에 착 붙어있지 못하고

섹스에 착붙지 못하고

오르가즘에 착붙지 못하는 것.

 

끊임없이 떠돌고 부유하는 것이다.

 

 

마치 내 직업처럼.

내 섹스처럼.




  • profile
    모솔인척 2020.03.15 13:36
    훈련 카페에서 공기님 그림 보고 감동 받았어요!!
    감성이 살아 있는 그림 같았거든요.


    그림으로 큰 예술가가 되고 싶으신건가요?
    아니면 그림을 그리고 싶으신걸까요??


    후자라면 인스타에 그림만 올리는 계정을 하나 만들어 보세요!
    그러다 보면 뭔가 가닥이 생기지 않을까요?
  • profile
    공기 2020.03.16 16:19
    to : 모솔인척
    모솔님! ㅎㅎ
    사실 인스타계정은 이미 전에 만들어 둔 것이 있긴해요.
    그림을 하나도 '안'그려서 그렇죠.ㅠㅜ

    고민할 시간에 그렸으면
    지금즘 실력이 훨씬 늘어있을텐데 말이에요.

    그림을 그려서 큰 예술가가 되고싶은 건 아니고요ㅎㅎ
    그리고싶은 그림들이 있었어요.

    저 스스로 너는 여기까지도 안돼.
    실력도 안되는데 노력도 안하잖아.
    선 그어놓고 안그렸어요.

    감사해요.
    이제 하나씩 뭐라도 그려서 올려보려고요!
  • profile
    금선 2020.03.16 00:58
    제가 '인디 프로듀서'라는 프로젝트를 작년부터 하고 있어요.

    음반을 내지 못한 인디 가수를 제가 직접 발굴해서 음반 제작을 하는 프로젝트인데
    최근 시즌2에 출연할 뮤지션을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갖고 있던 꿈을 향해
    대학까지 해외로 진학했어요.

    그런데 자꾸 저랑 통화하면서
    "제가 말을 잘못해서요... 제가 노래를 잘못해서요..."
    라고 되풀이했어요.

    제가 봤을 땐 말을 너무 잘하거든요.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그것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저에게 털어놨어요.
    그리고 그녀가 노래를 정말 못했다면, 제가 그녀에게 처음부터 관심 가지지 않았겠지요.

    왜 그렇게 자신감이 부족한지 알아내기 위해
    제가 몇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아직 속시원하게 그 의문이 풀리지 않은 상태예요.



    공기님 그림을 밤비님 블로그에서 보게됐어요.
    정말 까아아암짝 놀랐습니다.

    흉부 그림을 차가운 해부학에서 뜨거운 예술로 승화시키셨어요.
  • profile
    공기 2020.03.16 16:50
    to : 금선
    금선님 글속의 표현만 봐도
    그녀는 이미 멋진 사람이네요!
    노래가 궁금해졌어요.ㅎㅎ

    얼마전에 영화 '스타 이즈 본'을 봤거든요.

    금선님처럼 그녀를 믿어주는 분들이 있다면

    뭣보다 그녀 자신이 그녀를 믿을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프로젝트 시즌1은 이미 완료하신건가요?
    어디가면 볼 수 있을까요?
    응원하고 싶어요!


    해적선에 유난히 제 그림을 좋게 봐주는분들이
    많이 계신것 같아요. 감사해요.

    다들 가슴에 뜨거운 예술을 품고 계신거 같아요ㅎㅎ
  • profile
    금선 2020.03.17 00:11
    to : 공기
    공기님 말씀대로
    그녀가 그녀 자신을 믿는 순간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사실 믿는 게 아니라
    외부로부터 다가오는 시선과 평가에 대해서
    냉정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즌1은 두 달 전에 마무리 됐습니다.
    유튜브에 '인디 프로듀서'라고 검색하면 나올 거예요.
    이렇게 응원해주신 것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우리 모두 뜨겁게 삽시다~!

    공기님 그림이 대한민국을 녹이는 그 날까지!!!

섹스 상처. 섹스 서운해. 그가 미워. 다 말할래.

읽기 : '해적단' / 쓰기 :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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