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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섭취 일지를 적으며 먹는 것을 관찰하고 있는 중에,
요 3일 탄수화물 절대 제한 식이를 해보았다.

단 3일 만에 느낀 것은
탄수화물 중에서도 특히 '단 맛'에 중독돼있었다는 것이다. 
빵, 국수, 밥 보다는 과일, 초콜렛, 꿀, 잼이 너무나 땡겼다. 

단 맛에 대한 욕망은
짠 맛, 향신료, 심지어 포만감 등의 다른 감각으로 대체가 안 되었다.
김치를 한 종지 씹어 먹어도 해결이 안 되었다.

눈 앞에 있는 바나나 한 개가 너무나 먹고 싶어서,
맘잡고 실시 중인 탄수화물 제한이고 뭐고 다 내던지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 욕망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클리오르 훈련이 생각났다.
작은 산을 여러 번 넘는 아슬아슬하면서도 달콤하고 짜릿한 감각.
큰 산 넘어 팡 터뜨리는 감각보다 더 재미있고 맛있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 것.

단 맛으로 누리는 쾌감을 클리오르처럼 조절할 수 있다면
단 맛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또는 아예 완벽히 충실한 노예가 되어
주인의 지시에 따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을 즐겁게 맛 볼 수 있게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이 더 나아가다 보니, 
단맛에 대한 욕망, 단 맛 쾌감을 '어떻게' 클리오르처럼 조절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르겠었다.

애초에
왜 이토록이나 단맛에 탐닉하는가.

당연히 단 맛이 맛있고 자극적이어서인 것도 있겠으나,
나의 경우 오르가즘의 부재 때문인 것 같다.
섹스를 하는 대신 단 것을 먹는 것이다.
누구에겐 해외여행, 누구에겐 음악회, 누구에겐 쇼핑이 오르가즘을 대신 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대화를 할 때, 맨 땅을 걸어갈 때, 심지어 요리조리 자동차 운전을 하는 순간순간
섹스처럼 
집중하고, 어우러져 해나가는 면도 있지만
남자와 나누는 것에 못 미친다.

결국 근원적 문제로 돌아오고 말았다.
어떻게 하면 다시 섹스를 할 수 있을까.

자기 효능감 - 내가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 믿음 - 이 바닥이다.

오르가즘의 부재가 생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남는 거 없는 다른 즐거움에 탐닉하고(대체도 안 되는데....)
본질적인 것들은 자꾸 외면한다. .
일도 앗쌀하게 해내지 않고 자신감이 사라져 전전긍긍한다.
최근 5년 중 이렇게까지인 적이 있나 싶게, 사람들이 나를 우습게 보고 있지 않나 의심하고 초조해한다. 

이렇게 섹스도 못하고 - 관계 형성도 못하고, B사감처럼 메말라 비틀어져 늙어가는 걸까.
나 혼자 건조하고 푸석하다.


데이팅앱에 3개의 아이디로 등록해보았다.
지금의 몸무게,
지금에서 10kg 뺀 몸무게,
지금에서 20kg 뺀 몸무게.

지금 몸무게의 아이디에 연락 오는 남자들은,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분들이다. 아이디도 웃기고 프로필의 소개글도 허접하다. 대화를 나눠보면 더 심각하고.

10kg 뺀 몸무게의 아이디에 연락 오는 남자들은, 좀 낫다. 근데 한 끝이 우울하다. 대화를 나눠보면, 자신감이 좀 저하된 분들이라는 느낌이다.

20kg 뺀 몸무게의 아이디에 연락하는 남자들은, 더 낫다. 위의 남자와 비슷하지만, 자신감이 좀 저하된 그 느낌이 없다. 훨씬 더 산뜻한 느낌이다.

좀 낫거나, 더 나은 남자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만나자는 말이 나오면 당당히 나설 수가 없다.
왜냐하면, 실제의 나는 10kg, 20kg 체중이 더 나가는 모습이니까.

한편, 지금의 몸무게로서도 연애를 한 적이 있다. 스타일은 오히려 지금보다도 못했었다. 
그 땐 왜 가능했나?
그건 오래 알아온 사이였기 때문이다.
외모 외에 다른 가치들이 공유된 사이였기 때문이다.

외모는 사냥터에 진입하기 위해 너무나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내가 얼마나 상대와 즐겁게 떡을 빚을 수 있는지, 하기도 전에
진입 조차 못하고 커팅 당하니까.

물론, 
지금의 몸무게의 아이디에 연락오는 남자들 중 하나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중 맘에 드는 남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쓸만한 남자는 나에게 연락오지 않는다.

이 모든 게 나의 비뚤어진 사고일까?
나는 점점 더 찐따가 돼가고 있다.


밤비님이
"조아님의 현재 의식의 슬럼프는
몸이 만들어지는 대로 다 사라질 것들이다. 일단 와서 소크라테스 필라를 다시 시작하자"
먼저 말을 걸어주신 덕분에

얼마 전에 다시 밤비님 수업을 받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섭취 일지를 적는 것도 밤비님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그것 뿐이다.


  • profile
    최조아 2020.03.09 13:47
    선장님이 늘 강조하시는 '타자화'

    저를 타자화하여,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저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그에 답해보려 해요.

    잠시 후부터 시작할게요.
  • profile
    최조아 2020.03.09 16:47
    조아님.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예전에도 본 것 같아요. http://neonskill.com/board_goback/579141
    그 이후로는 어떻게 지내신 거예요?
  • profile
    모솔인척 2020.03.10 14:46
    to : 최조아
    조아님 이렇게 댓글로 주고 받으시는 것도 좋지만
    조아님 셀프 성장기 체크하기에는

    글로 쓰셔서 모두다 함께 응원 하면 좋지 않을까요?

    어떤 답글을 다셨는지 궁금해서 죽을 것 같아서!!
    이렇게 댓글 달아요ㅎㅎㅎ
  • profile
    최조아 2020.03.10 15:50
    to : 모솔인척
    한 번에 다 쓸 자신이 없어서....
    셀프문답 주고 받기도 사실 두렵거든요.
    댓글로 주고 받으면 타자화도 쉬울 것 같고요 ㅎㅎ

    제가 지금보다는 속도를 좀 더 내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닷 허허허...
  • profile
    최조아 2020.03.10 16:51
    to : 최조아
    작파하고 있었어요...

    여러 분이 주신 백종원 솔루션 같은 조언들을 쑥쑥 흡수하지 않고요.

    기본 사생활이 무너졌었어요.
    일단 집이 쓰레기장처럼 돼버리고,
    하루하루 식사 차려 먹는 게 고역이고, 대충 떼우기도 하고요.
    엉망이 된 기본 거주 환경이 삶 전반에 스멀스멀 스며들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질문이 제일 무서웠어요. 긍정적으로 대답할 게 없어 창피해서요.
  • profile
    최조아 2020.03.10 16:59
    to : 최조아
    작파해버리시게 된 원인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세요?
  • profile
    최조아 2020.03.10 17:49
    to : 최조아
    아아 댓글 한참 적은 게 다 날아가버렸네요 ㅠ.ㅠ

    희망, 자신감을 잃었어요.
    '소용 없을 거야'
    '또 잘 안 될 거야'
    '내가 한 번도 성공한 적 없잖아'

    고딩 이후 근 20년 만에 10km 러닝 레이스 목표를 잡은 적이 있어요.
    완주 가능할까? 두려움이 컸던 반면,
    훈련하면 가능할 거라는 믿음도 있었어요.
    결국 그 2년 후엔 풀 마라톤까지 완주했었죠.

    마라톤 준비 때엔 정말 무서워 죽을 지경이었거든요. 완주 못하고 패배자처럼 돌아오게 될까봐.
    그 때엔 어떻게 두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걸까요?
    정해져 있는 메뉴얼대로 훈련을 계속해낸다면,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이 쌓이고 쌓여 결국 42.195 km를 채울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적다보니 희망, 자신감을 잃은 원인 중 두 가지 정도가 보이네요.
    - 간절한 목표를 명확히 하지 않았음
    - 마라톤은 육체적 훈련을 하면 가능하지만,
    연애나 꿀친을 만드는 것은 내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아무도 날 원하지 않는다.

    작파의 원인은 희망, 자신감을 잃은 것.
    희망, 자신감을 잃은 원인은 목표의 불명확성과, 내 의지로 어쩔 수 없는 타인 요인.

    출구 없는 뫼비우스의 띠 같아요.
  • profile
    최조아 2020.03.10 19:37
    to : 최조아
    그렇다면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지금 조아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조아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요?
  • profile
    최조아 2020.03.10 20:52
    to : 최조아
    질문 추가로 더 드려요.
    완주하지 못하고 패배자처럼 돌아올까봐 겁났다고 하셨는데,
    완주 못하면 패배자인가요?
    패배자가 되는 건 겁나는 일인가요?

    조아님의 겁, 의 대상이 뭔가요?
  • profile
    최조아 2020.03.16 17:04
    to : 최조아
    패배자 아닌 것 같아요.
    패배자라는 건,
    이긴다/진다 의 2가지 잣대만 적용할 때 발생하는 것.

    '마라톤 준비를 했고, 시도했다. 완주는 못했다. 아쉽고 속상하다.' 라는 것도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완주를 너무나 원했었어요.
    완주 기록은 별로였어요 ㅎㅎ 처음엔 5시간 십 몇 분이었고, 다시 했을 때 5시간이었거든요. 저로서는 그 정도면 대단했다고 생각해요.

    패배의 기억을 되짚어보자면....
    - 중학생 때 반대항 합창대회. 너무나 열심히 연습했고 우리 반 진짜 잘했는데 순위 안에 못 들었음

    아아....놀라워요. 몇 가지 적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패배의 기억이 하나 밖에 안 생각 나네요.
    수없이 많은 2등, 3등, 순위에 들지 않은 경험들이 있지만 그걸 패배로 인지하고 있지 않아요.
    심지어, 대학교 1학년 때 과에서 꼴등을 해서 지도 교수님께 불려간 적도 있는데 그것조차 패배로 인지하고 있지 않아요.

    지금 알았어요.
    패배라는 것은 '경쟁'의 산물이라는 것을요.
    저는 과 친구들과 '경쟁'해서 이겨야겠다 생각하지 않았고 그닥 열심히 공부하겠단 생각도 없었기에 꼴등도 충격이 아니었던 거예요.

    그렇다면 대체
    제가 두려워하는 게 뭔가요?

    스스로 원하는 상태가 되지 못하는 거.
    그동안처럼 또 빌빌대는 모습을 반복하는 것.
    스스로에 대한 실망을 반복하는 것.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꼰대아닌 꼰대로 직장에서 뒷방마님 돼버리는 것. 그 원인이 회사 측에 있지 않고, 다만 내가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괜찮은 척하며 어거지로 해 온 것에 있다는 것.
  • profile
    최조아 2020.03.13 21:17
    to : 최조아
    늦게 대답해서 죄송해요.
    목표 말씀드릴게요.

    연말에 누드 사진집 낼 거예요.
    맘에 드는 포토그래퍼를 섭외해서
    맘에 드는 컨셉으로
    맘에 드는 포즈로
    맘에 드는 몸매로.

    제가 원하는 것도 말씀드릴게요.
    관심 받고, 사랑 받고 싶어요. 섹스 상대가 안정적으로 있었으면 해요.
    삶 속에서 성공을 계속 맛보고 싶어요.
    포르셰 파나메라 4s를 원해요.
    저의 재능을 꽃피우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요.
  • profile
    최조아 2020.03.16 17:06
    자 그렇다면,
    산뜻하게 다시 여쭤볼게요.

    1. 조아님이 원하는 자신
    2. 조아님이 원하는 자신이 되지 못하게 막는 문제의 정체
    3. 문제의 해결 방법
    요걸 간단하게 적어보시면 어떨까요?
  • profile
    최조아 2020.03.16 17:13
    to : 최조아
    1. 재능으로 돈을 벌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요.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을 때 스스로 움츠러들지 않고 싶어요. 저의 재능과 돈으로 중요한 친구에게 인정받고 타인에게 영감 주고 베풀고 싶어요.

    2. 스스로에 대한 인지 오류와 스스로에 대한 잦은 실망 경험. 실제로 좋은 관계를 만들지 못하거나 오래 지속하지 못했던 경험. 목표와 로드맵을 실제로 짜지 않고 미루고만 있는 것.

    3.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확신, 그걸 원하는 나에 대한 확신, 그리고 just do it.

    입니다.
  • profile
    흰수염새우 2020.05.01 20:27
    데이팅앱을 해보진않았지만
    뚱뚱하다고 느낄수록 자신감은 떨어질거같아요

섹스 상처. 섹스 서운해. 그가 미워. 다 말할래.

읽기 : '해적단' / 쓰기 :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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