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3 03:04

운동은 진심으로.

조회 수 142 추천 수 4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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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달을 떠올려보면

나는 도대체가 제정신이 아니었다.

운동 너무 좋아요! 

남자 없이도 살 것 같아요!

외쳐댄 나는 어디.

잼전최고! 자궁이 들낙여요!

외쳐댄 나는 어디.


머릿속에 핑크한 뇌가 아닌

끈적이는 회빛 슬라임이 들어찬듯.

매쾌꼬순 담배연기가 들어찬듯.


사고가 무엇이니.

나는 대체 사고 할 수 있는 인간 이었나?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채

눈알이 텅텅 빈 채

껍데기만 살아 움직였다.


정말 혼자 됐단 생각에

어마어마한 해방감이 몰려들었다.

술도 담배도 늦잠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나름은 게으른 방탕한 생활.


자유를 만끽하며 행복에 겨워야 할 나는.

왜 밤마다 잠 못들어 헤매는가.

혹시 내가 진정 원하던 것이 아닌가.


아이가 보고싶다 핑계대기엔

나는 너무나 가뿐히 즐거이 혼자이었다.

이혼이 두렵다 핑계대기엔

나는 너무나 가뿐히 즐거이 혼자이었다.


아 씨발 대체 나는 지금 왜이러냐고!!!


몇 주를 속앓이 하며 

애꿎은 담배만 조져댔다.


그리고 나서 만나던 남자와 정리, 지난 짝사랑으로 회귀.

짝사랑이 존나편해.

나를 드러내지 않은 채 

맘 편히 할 수 있는 사랑. 짝사랑.


밤비쌤은 내가 깨진 와인잔이라셨다.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

헤어지기 위해 만나는 여자.

맞아. 내가 그래왔고 지금도 그래.


마음이 부웅 떠 버린채.

끼니를 거르고 잠을 거르고.

당연한 근손실.

뇌도 근 이니까, 아...그래서 뇌가 멈춘거였구만!


그러던 중

달밤세미나에 가

밤배쌤을 처음으로 직접 뵈었다.


선생님은 병신이 된 내 몸을 

단박에 알아차리셨다.


배가 온통 굳어 통증.

짧아진 장요근 허리 통증.

발목을 쓰지못해 퉁퉁 부어있는 아랫다리.


이후 여엉 맥아리가 없는 나를

달밤수업을 듣게 해 주셨다.


밤비스승과 소피제자가 짚어낸 내 몸의 문제점.

1. 걷을 때 하부활배 발기가 안돼서 복부까지 잘 쓰지 못함.

2. 지나친 흡연으로 폐활량 더럽.

3. 비복근, 가자미근 사용한 적 없는 신생아 종아리->만성적인 다리부종.


1번은 소필 수업 때 케이블 혹은 덤벨로 로우하며 활배발기방법 알려 주셨었다.

게으른 멍청한 내가 잊어먹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근육은 열심히 단련 했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근육이라고 소홀했다.

너는 도대체가 왜그러냐고.


2번은 나는 이제 금연.

말보루 레드든 아이스블라스트든.

내 손에 담배 쥐고있음 댕강댕강 잘라버려.

달리기가 문제가 아니라 쇠질 할때도 헐떡거린다.

아 나의 막담 너무 짜릿했어.

좀 더 추억하며 필 걸.


3번은 나는 다시 태어났다.

세상에 종아리에 근육이 비복근 가자미근 그 밑에 아킬레스건이 있단다.

나는 여태 그것들을 잘 사용하지 못하며 서고 걷고 뛰고  달리고 쇠질 했단다.

고중량 빡세게 들어올릴때만 가시던 내 정강이, 발목 부종.

쌤이 처방내리신 몇가지 운동으로 싸악 가셨다.

발레리나 처럼 흑인 농구선수 처럼 선명한 종아리를 

아직 갖진 못했지만

곧 갖을 수 있을 듯!






달밤 이론 수업 마치고 

교육생 언니들과 걷기, 빨리걷기, 뛰기 실습도 해 보았다.

머릿수 만큼이나 각자의 고민도 다양했다.


내 몸이 모두의 몸. 모두의 몸이 나의 몸.


서로의 통증과 고민을 나누다보니.

나 혼자 듣던 소필 수업보다 단숨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소필 수업을 통해 

머슬컬러, 발기 개념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가능 했음.


서울까지 먼 길을 다녀왔지만.

꾸벅꾸벅 졸음운전으로 아슬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곧장 헬스장으로 갔다.

나는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운동하고싶어!


두근거리는 맘을 붙잡고

못한 쇠질부터 으샤으샤 하고

드디어 달밤 이론 적용.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다시 태어났어.

비복근, 가자미근 안녕?

새로태어난 나에게 선물처럼 찾아와 준 아이들아.

이제 남은 생은 퉁퉁부은 무거운 다리 말고

매끈하고 날렵한 다리로 살게 해주련.


그렇게 나는 런닝머신 중독자가 되었다.

다행이다.

하마터면 색정광이 될 뻔 한 나를

밤비쌤은 한번 더 구원하셨다.


눈뜨면 운동하고싶어요.

운동하면서도 운동하고싶어요.

왜 우리동네 헬스장은 24시가 없는거야!

하는 원래 나로 돌아갔으.


그리고 신기한것은.

슬라임뇌, 담배연기뇌. 

갑자기 사라졌다.

머릿속에 너무나 선명하다.


이렇게 머릿속이 날카롭게 살아있으면

담배도 참을 수 있고

밤잠도 잘 들 수 있겠어.


하며 꿀잠 잤다.


마찬가지로 오늘밤도 꿀잠 잘 것 같다.

왜냐면 난 진심인 운동을 즐거이 했으니까.

나 지금 온몸이 빰삥이야.

한마리 치타 같댔어 달밤 동기님이.


매일매일 이렇게 즐거이 운동하다보면.

백발 할머니가 되어 

‘아 참 행복한 한 생 이었구나. ’ 할 수 있을 것 같다.


건강한 내 몸아.

건강하지 못한 내 정신 좀 멱살잡고 끌고가 주련.


엄마, 아빠.

몸이라도 건강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써먹고 살게요.


아! 그리고 언제가 이 글 보실 나의 야광교육 동기님들.

클리오르는 발가락 쥐기에요.

원샷 원킬.

작은산을 큰산과 같이.

큰산을 활화산과 같이.

야! 너두 할수있어!


감기가 나으면 잼전도 열심히 해야지.

남자없이도 

아니구나

아무 남자여도 잘 느끼는 여자가 되어야지.


나는 깨진 와인잔이지만

깨진부분 용접해 나가는 재미가 기다리고 있어.

쉬운건 재미나지 않으니깐.

라며 자위해본다.


그래야 꿀잠자지.

우울이 안녕 나는 다시 행복해.






  • profile
    밤비 2021.04.04 11:02
    금단증세가 얼마나 심하면,

    밤배샘 ㅠㅠ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04 18:48
    to : 밤비
    ㅋㅋㅋㅋㅋㅋ 죽것어요.
    집에서 담배가 막나와요.
    여기저기서 튀어나와요.
    아까워서 다 피고 끊을까 고민때려요.

    저라면
    '밤배쌤' 못알아차리고 훅 읽어내려 갔을텐데
    매의 눈 밤배쌤♡
  • profile
    달꼬 2021.04.04 23:17
    밤배쌤 ㅋㅋㅋㅋㅋㅋㅋ 은근 잘어울려
    살면서 온전한 와인잔과 깨진 와인잔 두 가지만 봐왔지
    용접된 와인잔은 한번도 못 봤고 생각도 못해봤어요 ㅎㅎ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와인잔이 되겠네요.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05 00:30
    to : 달꼬
    용접된 와인잔.
    별 생각없이 쓴 단어인데
    해석이 넘나 좋아요.
    요거요거 달성하고 부캐로 쓰고싶네용ㅋㅋ
  • profile
    브리 2021.04.06 19:11
    소피님의 이 열정 제가 몹시 좋아합니다 :)
    함께 우리의 와인잔을 잘 수리해보아요.
    섬세하게 비싸고 좋은 크리스탈로다가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07 21:53
    to : 브리
    저는 브리님의 우아한 걸음걸이를 몹시 부러워해요!

    '함께' 라는 말 참 좋네요.
    크리스탈 와인잔 될 때까지 함께해요 브리님.^^♡
  • profile
    공기 2021.04.07 18:57
    뭔이유인지 한동안 로그인을 몬해서 댓글을 이제야 달아요ㅠ

    소피님의 달밤 서사를 알게되니 더욱더 응원하고 싶어져요!

    각자의 몸에 담긴 각자의 사연들...
    우리 로 퉁치기엔 저는 좀 갈길이 먼것같지만
    브리님 댓글처럼 뜨거운 담금질 통해서 반딱반딱 새 와인잔으로 거듭나보아요!ㅎㅎㅎ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07 21:55
    to : 공기
    공기님의 응원 덕분에
    쓸쓸했던 오늘 하루가 조금은 따숩따숩 해졌어요.

    공기님도 화이팅입니다♡
  • profile
    선수 2021.04.07 21:13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

    헤어지기 위해 만나는 여자.

    엉엉 ㅠㅠ


    우울한날의 소피님도 행복한날의 소피님도 모두다 이쁘다 아름답다 화이팅!!
  • profile
    직진녀소피 2021.04.07 21:57
    to : 선수
    사랑하고싶어~나는 왜 안되지 그게!!! 해댔는데

    암초들 하나씩 하나씩 깨부시고 있는 중이에요.
    이쁘다 아름답다 반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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